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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 인큐베이터 보러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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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 인큐베이터 보러 왔어요"

입력
2000.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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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진 저체중아 이색 홈커밍“너희들은 단지 가볍게 태어났을 뿐이란다. 이젠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건강하지 않니.”

4일 오후 경기 구리시 교문동 한양대 구리병원 12층 강당. 생후 6개월-5세 어린이 30명이 함께 온 부모들과 의사·간호사들의 노래에 맞춰 열심히 율동을 따라했다.

이들은 1995년 7월 개원한 이 병원 신생아실에서 몸무게 1,500㎚미만의 미숙아로 태어나 40-130일동안 약물치료 등을 거쳐 건강하게 자라난 어린이들로, 어린이날을 맞아 병원측이 이들의 건강회복을 축하하며 마련한 홈 커밍데이 행사에 참가한 것.

임신 7개월만에 1,200㎚으로 태어난 이준희(11개월)군을 안은 어머니 한순문(40)씨는 “아이가 제대로 클 지 몰랐어요. 하지만 지금은 체중 10㎏으로 어엿한 정상아가 됐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한 어린이(5)의 어머니는 “인큐베이터에 어린 핏덩이를 놔두고 매일 매일 집으로 돌아갈 때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며 “그 당시에는 10㎚만 늘어도 다른 엄마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 병원 신생아실장 김창렬(金昌烈·41) 소아과교수는 “아이들은 중환자실 등에서 3개월 이상 입원해 부모님 속을 태웠다”며 “지금은 대부분 정상아로 돌아와 더없는 효자·효녀로 바뀌었다”며 기뻐했다.

이들은 행사가 끝난 뒤 병원 4층에 있는 ‘자신들의 고향’인 신생아실을 함께 둘러봤으며, 부모들은 자녀를 키우면서 힘들었던 육아체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신생아실 한 간호사는 “미숙아들의 출생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가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이 모임을 지속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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