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계열사 주가폭락사태와 그룹신인도 추락을 가져왔던 현대투신의 부실해소 문제가 중대국면에 접어들고 있다.현대가 그동안 완강하게 버텨왔던 총수일가의 사재출자에 대해 보다 전향적인 입장으로 전환, 3일께 최종정상화방안을 발표키로 했다. 특히 일본 출장중이었던 정몽헌 현대회장도 1일 급거귀국했다. 이용근 금감위원장은 2일 정회장과 전화접촉을 통해 현투문제에 관해 막판 의견조율한 후 청와대를 방문, 김대중 대통령에게 해결방안을 긴급보고했다.
■부산해진 정부-현대 막판 접촉
정부와 현대측이 다각도의 채널접촉을 통해 현투해법찾기에 막판 줄다리기를 벌였다. 현대측은 정회장이 직접 나서면서 수습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이익치 증권회장, 김재수 구조조정본부장 등 그룹수뇌진과 구수회의를 열어 기존 현투 자구계획안외에 현투증자시 오너일가의 실권주인수 등 정부와 시장을 납득시킬 만한 획기적인 해법찾기에 착수했다.
현대가 계열사의 증자참여및 사재출자등 특단의 대책을 결심하게 된 것은 정회장과 이위원장의 전화통화가 결정적이었다. 이위원장은 정회장에게 “현대가 정부를 상대로 협상하지 말고, 시장을 상대로 대주주의 뼈를 깎는 자구계획등 해결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유동성 자금 지원시 장기저리 제공등의 특혜는 없다”고 못박았다.
정부는 ‘당근’도 제시했다. 현대 오너들이 몸을 던지는 자세를 보일 겨우 비록 시장금리이지만 현대투신에 대규모 유동성자금을 지원하고, 연말까지 3조2,800억원규모의 연계콜(현대투신증권이 고객의 신탁재산을 담보로 빌린 단기차입금)을 해소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기로 한 것. 정부는 연계콜 해소시한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걸림돌
현대측의 새로운 자구계획이 성사되기까지는 적지않은 걸림돌이 있다. 대주주인 현대전자와 현대증권의 증자참여시 소액주주및 외국인투자자들의 반발이 불보듯 뻔하다. 특히 현대투신이 밝힌 자구계획안중 외자유치 2,000억원 조기성사 2002년까지 1조4,000억원 당기순익 달성등은 지나친 장밋빛 전망이란 지적이다. 최근 경영권승계다툼이후 창업주와 2세간 서먹해진 관계도 오너일가의 원활한 사재출자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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