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더 하겠습니까. 자식의 목숨을 빼앗은 부모인데….”1일 서울 K병원에 입원중인 C(37·여)씨는 허탈감과 죄책감에 답변을 피하다 또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C씨는 27일 오전 가출한 뒤 집으로 돌아온 딸 K(17·모여고 2년)양이 순결을 잃었다는 사실에 격분, 넥타이로 딸의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C씨는 곧바로 자신의 손목을 칼로 그어 자살을 기도했지만 때마침 아들(19)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지는 바람에 목숨만은 건졌다.
C씨는 지난달 26일 사흘전 가출한 딸의 행방을 수소문한 끝에 지방의 한 단칸방에서 어렵사리 딸을 찾아냈다. 가출도 가출이었거니와 남자친구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더욱 큰 충격이었다.
“혹시나”하는 불길한 생각이 C씨를 엄습했지만 애써 진정한 채 딸을 달래 집으로 데려와 재웠다. 그러나 이튿날 아침 조심스레 헤쳐 본 딸의 가슴에는 남자의 손이 닿은 자국이 선연하게 남아있었다. 순간 “기어코 순결을 잃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절망감’과 분노가 치솟았다.
“남편을 만날 때 순결하지 못한 몸으로 만나 항상 죄스러운 마음으로 살아왔다”는 C씨는 “그 때문에 딸만큼은 절대로 그런 일이 없도록 애지중지하며 키웠는데 모든 게 물거품이 된 것을 보고 이성을 잃었다”고 울먹였다.
병원에서 정신이 든 다음에야 C씨는 후회에 몸부림쳤지만 이미 딸은 화장해 한줌의 재로 변해버린 후였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1일 C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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