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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가요프로그램 변화 바람

입력
2000.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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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가요 프로그램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0대 위주에서 벗어나 중장년층을 겨냥한 가요 프로그램이 신설되는가 하면 기존 프로그램도 성격 변화를 꾀하고 있다.타깃 연령층을 분명히 하고그동안 방송사 TV 가요 프로그램은 대부분 10대의 전유물이었다. 가요 프로그램을 녹화하는 스튜디오는 청소년들의 함성 소리만 가득했다. 그 소리가 높을수록 중장년층들은 더욱 더 가요 프로그램에 소외돼 갔다.

특히 가요 프로그램에서 가장 소외된 계층은 30-40대. KBS는 봄철 프로그램 개편으로 5일 첫 방송하는 ‘낭만에 대하여’(금 밤 12시 10분)는 바로 이들을 위한 버라이어티쇼. 1970-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가수들이 출연해 그 시절 애창됐던 가요나 팝송 등을 들려준다.

진행자 역시 1980년대 초반 아이돌스타였던 전영록을 내세운다. 5일 방송분에서는 김세환 장은아 강은철이 나와 10-20대들에게는 낯선 통기타를 들고 ‘Sound of Silence’ 등 추억의 팝송을 부르고, 송창식도 청바지와 생맥주로 대변되는 40대에게 낯익은 ‘고래사냥’을 열창한다.

KBS 경명철 주간은 “30-40대가 볼만한 가요 프로그램이 없는데다 30-40대 가수들이 설 방송무대가 없었다. ‘낭만에 대하여’는 30-40대 시청자와 가수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포크송과 팝송 위주로 내보내겠다”고 말했다.

20대 등 비교적 젊은층들을 대상으로 했던 MBC ‘가요 콘서트’도 올들어 송대관 등 트로트 가수들의 출연을 대폭 늘려 40-50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으로 성격을 전환하고 있다. 요즘 MBC에는 ‘가요 콘서트’방청을 신청하는 40-50대 아줌마 아저씨들이 몰려들고 있다. 또 20대가 주로 시청하는 KBS ‘이소라의 프로포즈’역시 이선희 등 발라드 가수들의 출연 기회를 늘려 보다 30대까지 타깃 연령층을 넓히고 있다.

힙합, 댄스음악, 테크노 가수들이 주로 등장하는 MBC ‘음악캠프’, KBS ‘뮤직뱅크’, SBS ‘인기 가요’는 10대들에게 절대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 최근 MBC ‘음악캠프’는 진행자를 소지섭 채림에서 박광현 김효진 홍수현으로 교체하고 새로운 포맷으로 단장했다. 특히 10대들이 잘 듣지 않는 트로트 등도 새롭게 편곡해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50대이상 장노년층을 위한 KBS ‘가요무대’도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은 가요 프로그램의 다양화·차별화 전략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양한 가요 프로그램이 존재해야 가요계가 발전할 수 있고 방송 소외계층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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