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병을 든 아빠 / 이강옥 지음문학적 운치가 가득 담긴 늦깍이 아버지의 육아수필. 영남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인 지은이는 서른 여덟에 결혼, 1996년 나이 마흔에 첫 아이를 보았다.
아내가 미국에서 공부를 계속해야 했기 때문에, 젖먹이 아이는 세살 무렵까지 아빠의 품에서 자라야 했다. 하지만, 아이는 늦깍이 아버지에게 짐이 아니었다. 또다른 세상과의 만남이었고, 삶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계기였다. 밤이면 울어대는 아이 때문에 14일 동안 불면의 밤을 보냈지만 지은이는 이 천진한 아이를 통해 여성들과 동료애를 느꼈고, 모성과 여성성에 대한 존중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마음 속에 일어난 물결 같은 상념과 삶에 대한 철학적 단상을 적어간 이 글은 지난해 영남대 홈페이지에 연재돼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책으로까지 묶여졌다. 돌베게 발행. 8,000원.
■인터넷 거품/ 앤서니 퍼킨스·마이클 퍼킨스 지음
첨단산업 주식 열기에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최근 코스닥 주식폭락에 쓴 맛을 보고 있는 개미투자자들에게 또 하나의 우울한 책이겠다. 미국 첨단산업 잡지인 ‘레드 헤링’의 편집자인 퍼킨스 형제가 쓴 이 책은 미국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첨단사업 관련 주식 열풍이 거품이라며 딴지를 걸고 있다.
아울러, 이런 거품을 부추기고 있는 벤처 자본가들과 은행가 등 주식거래 내부자들의 거품 전략까지 낱낱이 파헤쳤다. 성급한 기업공개, 공모가 부풀리기, 엄청난 자금 유입, 기세투자, 주식돌리기 등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는 주식 거품의 피해는 결국 개인투자자들이 입게 된다고 인터넷 투자의 함정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또 빌 게이츠, 허브 앨런, 워런 버핏 등 실리콘 밸리 내부자 100명의 인터뷰를 통해 인터넷 주식의 전면적인 재편이 임박했음을 경고한다. 형선호 옮김. 김영사 발행. 1만1,900원.
■유럽혁명 1492_1992, 지배와 정복의 역사 / 찰스 틸리 지음
새천년을 맞아 유럽인 스스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자 기획한 ‘유럽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총서의 두번째 권으로 15개 국가에서 동시 출판됐다. 첫째권 ‘거울에 비친 유럽’에 이어 나온 이번 책은 지난 500여년동안 유럽을 뒤흔들었던 혁명에 관한 거시적 종합 연구서이다.
‘도대체 혁명은 왜 일어나며, 인간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 놓는가?’영미권 역사사회학 분야의 권위자인 지은이는 혁명을 국가 지배권의 강제 이전으로 폭넓게 정의함으로써 고찰범주를 전쟁과 반란까지 확대한다. 이렇게 확대된 범주로 숱한 전쟁과 반란, 혁명을 겪은 영국·프랑스·러시아·발칸반도 등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혁명의 발생 조건과 과정, 그리고 결과를 탐구한다.
중세 국가들이 어떻게 근대국가로 전환되었는지를 보여주고, ‘근대국가’나 ‘민족국가’란 것이 하나의 신화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윤승준 옮김. 새물결 발행. 1만5,000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