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주가폭락사태를 촉발시켰던 현대투신의 부실해소와 그룹전체의 대외신인도 회복을 위해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 등 총수 일가의 사재출연론이 정부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그러나 현대구조조정본부측은 정부일각의 총수사재출연론에 대해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강하게 반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9일 “현대투신의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부실해소를 위해선 현대전자 등 대주주가 나서야하지만 소액주주의 반발 등으로 자금지원이 어렵다”면서 “정부가 낮은 금리로 현투에 대한 유동성자금을 지원키로 결정한 만큼 오너일가가 십시일반으로 사재출자 등으로 현대투신 부실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일각에서 사재출연론이 나오는 것은 현대계열사의 주가폭락 사태는 유동성 위기보다는 총수일가의 황제경영행태에 대한 국내외투자자의 신뢰도 실추가 더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는 만큼 오너들이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현투를 책임경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대측은 이에대해 “책임경영차원에서 사재출연이 필요하다는 명분에는 동의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정부로부터 현대투신과 관련하여 어떤 형태의 사재출연요구를 받은 바 없다”면서 “지금까지 오너들은 예금및 부동산등을 처분하여 자신들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출자형태로 사재를 출연했다”고 해명했다.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등 현대 오너들의 사재출연을 통한 현대투신 부실 해결에 대해서는 “정부로서는 (사재출연에 관련한) 아무런 생각이 없다”며 “현대가 알아서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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