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핵심 참모들에게 “말을 아끼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27일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을 불러 “수석비서관들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가슴에 담고 있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해를 사고 논쟁을 불러일으킬 발언은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당부도 있었다는 후문이다.김대통령의 이같은 당부는 최근 김성재(金聖在)정책기획수석이 “소수(호남)의 단결은 정의지만 다수(영남)의 단결은 불의”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데 따른 것이다.
김대통령은 특히 “지역감정은 국가적으로 대단히 불행한 현상이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되돌아 보고 고민하며 해결할 사안”이라고 지역문제에 대한 절제된 접근을 강조했다. 이는 지역문제로 감정적 논란을 일으켜서는 안된다는 의미로 김수석의 언행을 우회적으로 질책했다고 볼 수 있다.
청와대 내에서도 “김수석의 말이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지만, 영수회담을 통해 협력의 정치를 이루려는 마당에 악영향을 미쳐서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적지않다. 그러나 야당이 김수석의 경질을 요구한 데 대해서는 “질책 이상의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입장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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