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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전면허용/작년 과외비 6조이상 쏟아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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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전면허용/작년 과외비 6조이상 쏟아부어

입력
2000.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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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햇 동안 우리나라 초·중·고교생이 과외비로만 쏟아 부은 돈은 6조 7,710억9,800만원.교육부가 지난해 12월 전국 초·중·고교 학생 교사 학부모 2만7,1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는 과외시장이‘금지’라는 고삐가 채워진 상태에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로 불어났음을 보여준다. 교육부 총예산의 35%에 달하는 엄청난 돈이 매년 ‘과외’라는 공룡의 입에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학생 1인당 연간 평균 85만5,000원, 1가구당 192만5,000원을 과외비로 쓴 셈이다.

또 조사대상 학생 가운데 55.1%가 현재 과외교습을 받고 있는 등 초·중·고가릴 것없이 거의 모든 학생들이 어떤 형태로든 과외를 받고 있거나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사도 유치원생 교육비, 초·중·고교 육성회 기부금, 교재구입비 등은 감안치 않은 것이어서 실제 사교육비 규모는 훨씬 더 크다.

한국교육개발원은 경제난이 심각했던 지난 98년 3월부터 8월까지 3,231명의 학생(취학전∼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초·중·고생의 연간 과외비 규모는 11조9,000여억원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특히 교육 관계자들은 과외시장이 헌재의 위헌 판결 이후에는 기름을 껴얹은듯 더욱 팽창할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통계조차 잡히지 않던 음성 고액 과외 규모가 드러나고 분위기에 편승한 수요 증가까지 감안하면 현재 규모의 50%까지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교육현장에서 들려오는 교사, 학생의 목소리는 더욱 심각한 과외 만능 실태를 보여준다. 서울 강남 등 과외가 번창한 지역 중·고교에서는 교과서를 펴놓고 교사의 수업을 따라가는 학생이 한반에 10여명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공공연하다.

서울 J여고 김모교사는 “상당수 학생들의 교과서나 참고서가 학교수업을 받기전 이미 새카맣게 돼 있다”며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원은 공부하고 학교는 잠자는 곳이라는 농담마저 돈다”고 말했다.

또 수능시험을 앞두고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고액 족집게 과외는 한달 수강료만 수천만원대에 이르기도 한다.

대입전형이 다양해지면서 수행평가 과외, 경시대회대비반 등 각종 변종 과외가 성행하고 있고 초등학생은 중학교과정을 미리 앞당겨 교육받는 선행학습 과외를, 중학생은 내신성적 위주의 고입선발고사를 대비한 내신과외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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