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와일드 와일드카드 제도를 하나 더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요즘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곤경에 처했다. 드림리그 4위 해태가 매직리그 공동 1위인 롯데, LG와 승률이 같은 기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27일까지 세팀은 모두 8승11패로 승률이 같다. KBO는 한 리그 3위가 타리그 2위보다 승률이 앞서거나 같으면 포스트시즌때 와일드카드 적용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한 리그 4위가 다른 리그 1, 2위보다 앞설때 규정은 아예 준비하지 않고 있다.
미처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하자 KBO는 ‘리그편성을 잘못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성적상으로 매직리그가 마치 드림리그에 이은 2부리그처럼 돼버려 야구의 재미가 반감된다는 지적을 그냥 흘려버릴 수 없어서다. 야구팬들은 ‘아예 단일리그를 할 걸 그랬다.’ ‘형평성을 잃은 리그 구분이다’는 등 연일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고 있다.
당초 올시즌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리그편성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성적을 고려 리그를 재조정하자는 안과 지난해 리그 그대로 하자는 의견이 대립했다. 결국 전년도 승률순으로 1, 3, 5, 7위는 드림리그, 나머지는 매직리그로 구분했다. 연고지가 같은 LG와 두산, 삼성과 롯데는 서로 다른 리그에 편성돼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도 감안됐다.
KBO는 이에 대해 ‘아직 리그 초반이라 섣불리 판단할 필요는 없다.’ ‘정규리그 성적과 관계없이 지난해 승률 4위 한화가 우승한 전례도 있다’며 반박논리를 제시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없다. 프로야구 출범이후 정규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하위팀에게 덜미를 잡히는 것이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정당성을 인정받기 힘든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리그 구분의 의미를 상실, 재미가 반감되고 이는 곧 인기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때마침 지난해 동기 보다 관중수가 줄어들고 있어 KBO는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
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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