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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업상대 배상訴' 길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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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업상대 배상訴' 길 확대

입력
2000.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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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청구가능…한국·중국인도 포함미국 로드 아일랜드주 상원이 2차 대전중 일제의 강제노동에 종사했던 미군 포로 출신들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교도(共同)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이 법안은 지난해 여름 캘리포니아주가 제정한 ‘2차 대전 노예 강제노동 소송의 시효연장에 관한 주법’과 같은 내용이지만 피해 당사자 뿐만 아니라 유족들의 청구권리도 인정하고 있다.

로드 아일랜드주 하원도 이 법안을 오는 7월까지 가결할 예정이고 주지사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통과는 확실하다.

법안에 따르면 1929년부터 1945년까지 독일의 나치 정권과 동맹국, 관계기업에 의해 무임금 강제노동에 종사한 사람과 그 유족이 오는 2010년 12월31일까지 로드 아일랜드주 법원에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낼 수 있다.

주 목적은 나치 독일에 의한 강제노동 피해자의 구제이지만 ‘동맹국’을 포함시켜 일본도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특히 원고 자격을 미국 시민에 국한하지 않아 중국·한국 국민들도 로드 아일랜드주 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아시아에서의 논쟁이 미국 본토로 무대를 옮겨 다시 국제적 관심거리로 등장하는 셈이다.

이미 캘리포니아주 법원에는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20여건의 피해배상 청구소송이 제기돼 심리가 진행 중이다.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법안 통과 때 ‘대일사죄결의’도 채택, “일본 정부의 명확한 사죄와 신속한 뱅상금 지불”을 요구했다.

1997년 중국계 미국인 아이리스 창이 쓴 ‘레이프 오브 난킹’이 50만부나 팔리며 미국에서 난징(南京)학살 등 일본군의 전쟁범죄가 일반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것이 배경에 깔려 있다.

특히 중국인 한국인 등 아시아계가 많은 캘리포니아 주의원들이 법안 제정에 적극 나섰고, 이제는 동부인 로드 아일랜드주로까지 확산된 것이다.

오린 해치 상원 법사위원장(공화) 등 중앙 정계의 거물들도 법안 제정과 소송운동을 지원하고 있어 더많은 주들이 법 제정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신윤석기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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