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 진입 이후 우리 사회에는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등장했다. IMF 사태로 일상생활이 갑자기 크게 변하자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고, 그 결과 국민들은 경제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한 마디씩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이에 부응하듯 수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에 대한 갖가지 분석과 진단, 전망 등을 내놓고 있다.■경제전문가들은 수많은 새로운 개념의 말들을 쏟아 내놓고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중의 하나가 ‘세계화’다. 세계화란 도대체 무엇이고,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떻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에 대해 무수한 의견들이 난무하고 있다.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여서 앞장서 이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가 하면, 세계화란 결국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들의 세계 제패를 위한 음모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제시되고 있다.
■폴 크루그먼 미 MIT대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경제전문가의 정치적 편향’이라는 칼럼에서 세계화에 반대하는 단체의 한 웹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자신을 ‘세계적 자본에 고용된 도구’라고 평가해 몹시 속상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논의해보자고 했다. 그는 대학내 경제학 연구는 대부분 정치적 편향이 없고 진정한 전문가는 천편일률적이고 일방적인 시각은 피하려 하지만, ‘총잡이들’ 즉 특정한 정치 경제적 세력에 고용된 경제전문가들은 대학 대신에 워싱턴을 활보한다고 했다.
■대개 2류 경제학자인 이들은 이념적 편향이 없는 책을 내면 독자가 거의 없으나 편파적인 책을 내면 초청연사로 불려 다니며, 특정 정파에 가까운 잡지 편집인이나 연구소에서 일하게 되면 그럴듯한 논쟁에 끼여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대개 후원자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고 크루그먼교수는 지적했다.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이런 측면에서 보면 어떤 부류에 속할까. 결국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다. IMF가 많은 경제전문가를 만들어 냈으니까.
/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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