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장비 전문 벤처기업 세양정보통신(대표 손창동)은 넘볼 수 없는 기술력과 마케팅 파워로 첨단 무선통신 분야의 새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군용 통신 분야를 석권하고, 지난달에는 1억달러(1,100억원)상당의 장비를 수출했으면서도 이 회사 직원 41명 모두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저돌적으로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세양정보통신이 비밀병기로 준비하고 있는 기술은 기업 등 그룹내에서 동영상 이동통신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RMS(Radio Multicom System). 서버역할을 하는 베이스 터미널과 관리시스템, 휴대용 단말기로 구성된 RMS를 통해 어느 기업이나 유선통신망(구내전화)을 무선통신망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
RMS를 이용하면 가입자간 동영상 통화는 물론 무선 근거리통신망(LAN)을 이용한 인터넷 검색, 전자우편, 무선데이터 송수신 등이 모두 가능하다. 백화점 등 매장의 경우 실시간 물품관리와 전자결제, 공장 등에서는 작동 상태 등을 통제할 수 있는 폐쇄회로 TV로도 사용할 수 있다.
또 단말기를 이용해 기업내 가입자간 통신은 물론 일반전화와 통화할 수도 있다. 다른 장비와의 연동성과 자체 보안성이 우수하다는 것이 세양정보통신의 설명. 데모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손사장은 “작은 기업이 너무 크고 어려운 분야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일부 있다”면서도 “기존 이동통신을 저렴한 비용으로 대체하고 2002년 시행예정인 IMT-2000 서비스와의 발전적 융합도 가능한 시스템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RMS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이같은 자신감의 배경에는 이 회사가 쌓아온 기술력과 경영진의 철저한 벤처마인드가 있다. 무엇보다 85년 설립이후 무선송신기 등 기본적인 장비부터 무선LAN장치와 고속디지털가입자전송장치 등 첨단장비 개발까지 통신분야에 확고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정밀성이 생사를 가르는 군용통신 분야에서 먼저 인정받았고 방송국과 기간 통신사들에도 제품을 공급해왔다. 최근에는 디지털 핵심산업인 박막액정(TFT-LCD) 부품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지난달 세양정보통신은 호주 말콤브루스사에 첨단 방송장비인 LNB를 4년간 800만개(총 1억달러 상당) 수출하기로 계약,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LNB는 무선통신 과정에서 영상·음성신호의 일그러짐을 바로 잡아주는 장비. 당시 태국에 이미 수출되고 있었으며 말콤브루스사와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중국 등 아시아와 세계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또 핵심기술을 제외하고는 철저히 외부 연구기관에 개발을 의뢰하는 ‘아웃소싱’방식과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채택한 것도 이러한 성공에 큰 몫을 했다.
현재 회사 자본금은 26억원. 손사장은 “RMS 추진을 위해 약 200억원 정도의 추가투자가 필요한데 벌써 투자문의가 있따르고 있다”며 “매출의 10% 이상을 개발비로 투자하는 한편 능력있는 국내외 연구기관과 보조를 맞춰 세계적인 통신업체가 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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