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벼농사의 기원이 석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고고학 연구결과가 발표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임효재 교수 연구팀은 26일 “신석기시대 후기인 BC(기원 전) 2000년대께 지층으로 추정되는 경기 김포시 도사리 일대 니탄층의 꽃가루를 분석한 결과 벼과(科) 식물 밀도의 증가와 이전까지의 주된 식생이었던 오리나무 등 수목류의 쇠퇴가 동시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임교수는 “이는 BC 2000년대에 인위적 개입에 의한 식물상의 변화가 일어났음을 입증하는 것이고 유럽 등 외국 학계에서도 꽃가루 분포의 급격한 변화를 신석기시대 초기 농경이 시작됐다는 근거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경기 고양시 일산과 도사리에서 3㎞ 떨어진 김포시 가현리에서 BC 2000년대 탄화미가 발견됐지만 소량에 그쳐 신석기시대 벼농사 개시설이 설득력을 못얻었었다. 그러나 이번 꽃가루 분석 결과로 양쯔강 하류의 벼농사 문화가 BC 2000년께 황해를 건너 김포반도를 중심으로 한 서해안 일대에 전파됐다는 ‘황해 횡단설’이 힘을 얻게 됐다.
지금까지 벼농사의 한반도 전파의 유력설은 중국 양쯔강 유역에서 시작된 벼농사가 화북지방을 거쳐서 BC 1000년께 요동반도를 경유, 한반도로 들어왔다는 ‘북로설’이다.
임교수는 “도사리 니탄층에 대한 대규모 시료채집·분석과 정확한 연대측정이 이뤄지면 한반도의 신석기시대 벼농사 개시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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