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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美 NMD구상

입력
2000.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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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국방정책의 일환인 ‘국가미사일방위(NMD) 체계’가 잇단 제동에 흔들리고 있다. 국제적인 비난여론속에 25일 미 의회예산국(CBO)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면서 국내 비판도 다시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NMD 구상은 미 본토를 향해 발사된 ‘깡패(rogue)국가’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공중에서 요격한다는 개념으로, 해외 주둔 미군과 동맹국 방어를 위한 ‘전역 미사일방위(TMD) 체계’와 함께 탄도미사일방위(BMD) 구상의 양대 축이다.

BMD는 1983년 레이건 행정부가 소련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수백기의 요격미사일과 다층방어체계를 상정해 추진했던 이른바‘스타워스’ 계획(SDI)의 축소판.

당시 SDI는 미소 군비경쟁을 촉발시켜 소련의 붕괴를 가속화하는 의외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엄청난 재정적자 등 미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이날 발표된 CBO 보고서는 2005년까지 알래스카 중부에 요격미사일 100기를 배치하는 등 1단계 사업에만 당초 예상보다 39억달러가 많은 295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2010년까지 위성으로 적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2단계에 61억달러, 또 5년뒤 노스다코타에 150기의 요격미사일을 추가하는 3단계에 133억달러가 각각 소요된다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우주탐지망을 구축하는데 106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CBO는 예상했다.

민주당측은 “NMD가 재정·기술 문제, 외교적 영향 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보고서를 거들고 나섰다.

반면 이 구상을 주도해 온 공화당의 커트 웰던 하원의원은 “미국 도시들을 보호하는데 가격을 따질 수는 없다”고 맞받아쳤다.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대통령 고문인 존 홀럼도 “NMD 실전 배치전에 북한이 대륙간탄도탄(ICBM)을 개발할 수 있다”고 NMD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1억달러가 들어간 2차 ICBM 요격실험이 실패한 지난 1월이후 NMD 비판 여론이 증폭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최근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 및 제2차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Ⅱ)을 비준한 러시아를 비롯, 프랑스 캐나다 스웨덴 등이 유엔에서 열리고 있는 핵확산금지조약(NPT)회의에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이들은 NMD 구상이 1972년 미국과 소련이 체결한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조약 위반일 뿐 만아니라, 핵군축 협상을 교착상태에서 빠뜨리고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오는 9월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나 북한 등과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냉전’의 불씨를 지필 수 있는 NMD 추진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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