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조가 후임행장 인선과 관련,오호근(吳浩根)대우구조조정협의회 의장에 대한 반공개적인 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은행권 안팎에서 적지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조는 오의장 영입을 위해 삼고초려(三顧草廬)는 물론 지지서명운동도 벌이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박찬일(朴贊一)노조위원장은 최근 유력한 행장후보중 한 사람으로 고사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오의장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오의장 사무실을 찾아가 단독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위원장은 “전화설문 결과 오의장을 은행장으로 영입해야 한다는 직원들이 90%이상이 넘었다”며 “중대기로에 서 있는 외환은행을 살릴 수 있도록 후보 경선에 나서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노조의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금융계 인사들은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이다. 불과 1년여전 노조와 오의장의 ‘악연’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 지난해 2월말 노조는 홍세표(洪世杓)전행장 후임으로 사실상 내정상태였던 오의장(당시 기업구조조정위원장)을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로 머리끈까지 동여매고 영입반대운동을 펼쳤다.
결국 후임행장은 대주주인 독일의 코메르츠은행이 주총 직전 내부인사에 대한 지지입장을 표명하면서 당시 상무였던 이갑현(李甲鉉)전행장으로 전격 결정됐다. 노조가 1년전 결사반대를 외치던 오의장에게 뒤늦은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모든 것을 바꾸어야 산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았다. 은행을 살릴수 있다면 누구든 상관없다. 과거를 묻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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