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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땅 잃은채 20여명만 명맥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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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땅 잃은채 20여명만 명맥이어

입력
2000.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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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파 체포·고령화로 약화…연대모색북한이 일본항공 ‘요도호’납치범들의 제3국 추방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군파’의 최근 행적이나 활동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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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도호 납치사건이란

1969년 9월 일본 공산주의 세력들의 2차 안보투쟁중 세계 동시혁명을 위한 ‘국제 근거지론’을 기치로 결성된 적군파는 1970~80년대 항공기납치와 대사관 점거등 각종 국제테러 사건으로 악명을 떨쳤다.

이들이 결성 이듬해 터뜨린 첫 작품이 바로 요도호 납치사건. 당시 범인 9명중 3명은 북한에서 사망했고 1명은 1980년대 중반 일본으로 돌아왔다가 체포돼 5년 형기를 마쳤다.

또 1명은 태국에서 위조달러 혐의로 체포돼 일본 강제소환을 기다리고 있으며 현재 나머지 4명이 북한에 남아있다.

특히 요도호 사건의 주범인 다나카 요시미(田中義三·51)는 1996년 100달러짜리 위조지폐 ‘슈퍼K’ 90매를 바트화로 교환한뒤 북한 대사관 승용차로 캄보디아 국경을 몰래 넘으려다 태국 경찰에 체포돼 다시 세상에 알려졌다.

일본 공안당국은 요도호 납치범들이 이처럼 북한에서 사상·군사훈련을 받고 세계 각지에서 각종 국제범죄활동 등에 관여해 온 것으로 보고있다.

요도호 사건 이후인 1971년 시게노부 후사코(重信房子·여)등이 모여 중동과 유럽을 중심으로 테러활동을 벌인 방계 조직 ‘일본적군’도 있다.

이들은 1972년 이스라엘 벤 구리온 공항 및 로드공항 습격사건과 1974년 헤이그 주재 프랑스 대사관 인질사건 등 유혈 테러사건을 일으켰고 일부는 중남미까지 진출, 테러 활동을 계속했다.

이들중 5명은 1997년 2월 레바논 당국에 의해 체포돼 형기를 마쳤으며 그중 4명은 요르단으로 추방됐다가 지난달 일본에 신병이 인도돼 다시 체포됐다.

팔레스티나인민전선(PFLP)과 더불어 반 이스라엘 투쟁을 벌여온 이들은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화해 이후로는 레바논 민병조직 헤즈볼라와의 연대를 모색중인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도 최근에는 조직원들의 잇따른 체포와 고령화, 조직내 노선싸움, 중동 정세 변화 등으로 세력이 급속히 약화돼 시게노부 등 20여명만이 활동중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해외 각지에 건설한 거점에 활동가를 보내 군사훈련을 시킨 뒤 일본에 역상륙시켜 무장봉기로 일본 혁명을 달성하겠다던 일본 적군파들에게 더이상 설 땅이 없어진 것이다.

홍윤오기자

yohong@hk.co.kr

■요도호 납치사건이란

1970년 3월31일 일본 적군파 9명이 승객과 승무원 등 129명을 태운 도쿄(東京)발 후쿠오카(福岡)행 일본항공(JAL) ‘요도호’를 납치한 일본 최초의 하이재킹 사건.

범인들은 당초‘혁명을 위한 국제 근거지 건설’을 위해 쿠바행을 목표했으나 일단 김포공항에 기착, 승객들을 내려 놓고 북한으로 넘어갔다. 현재 납치범 4명이 부인들과 20여명의 자녀 등과 함께 북한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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