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강원도 춘천을 찾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어느 때보다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전날 여야 영수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의 위상을 굳힌 것에 고무된 듯 발걸음도 가벼워 보였다.당초 이총재의 춘천행은 총선에서 고생한 강원지역 당 관계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총재는 춘천에 도착하자마자 하이테크 벤처타운을 방문, 사무실을 순회하는 등 ‘민생현장’을 먼저 찾았다.
또 지역기자 간담회에서도 지역 현안인 강원도 산불을 의식해 “늦게나마 단비가 내려 다행이다”라며 “이번 산불은 국가적 재해로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영수회담에서 강조했다”면서 민심달래기에 주력했다.
이총재는 전통적인 한나라당 강세지역인 강원도에서 불과 3석밖에 얻지 못한 이번 총선의 부진에 대해서도 “목표만큼 의석을 얻지는 못했지만 득표율과 득표수는 앞섰다는 점에서 지지를 확인했다”며 여유를 보였다.
이총재는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총선 이후 자신 앞에 놓여 있는 첫 고비인 부총재 경선 문제와 16대 국회 원 구성 문제 등에 대해서도 여유롭게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총재는 이날 국회의장 배분에 대해 “민주주의 원칙과 순리에 따라야 한다”는 말로 여야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표결처리’를 할 수도 있음을 간접 시사했다.
당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총재 경선제 도입에 대해서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반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니 당헌·당규를 손질하는 과정에서 당론이 모아질 것”이라며 보다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춘천=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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