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說, 주가폭락…4개월새 312兆원 손실‘추락의 끝은 어디인가요’.
반독점 소송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미국의 거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가 24일 뉴욕증시에서 16%가량 폭락하자 미국 언론들은 MS의 운명에 대해 ‘우울한’전망들을 쏟아 냈다.
이날 MS의 폭락은 지난 주말의 매출 전망 하향 조정 발표에 이어 반독점법 위반 재판과 관련, 미 법무부와 19개 주정부가 MS를 2~3개로 강제 분할하는 제재안을 제출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겹친 때문이다.
결국 MS의 주가는 전일대비 12.3125 달러(15.59%)가 떨어진 66.625달러로 장을 마감, 1987년 10월 이래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MS의 폭락은 첨단 기술주들의 주가 하락을 부채질, 나스닥지수가 160.42포인트(4.4%) 떨어짐으로써 지난주 보여온 회복장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반독점 소송에다 최근 세계 증시를 강타한 기술주의 동반 하락세에 휘말려 지난해 말 120달러에 달했던 주가가 거의 절반으로 떨어지면서 시가총액 1위를 자랑해온 MS는 각종 주식지표에서도 자존심을 심하게 구기고 있다.
시가총액이 불과 4개월 사이에 2,810억달러(312조원·연초대비 45% 감소)가 줄어들어 순위가 제너럴일렉트릭(GE), 시스코시스템스, 인텔에 이은 4위로 뒷걸음질 쳤다.
또 세계 최고 갑부중 한 사람인 창업자 빌 게이츠의 개인 자산도 1,000억 달러에서 530억달러로 줄어 들었다.
MS는 회사 분할설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폭락하자 미 정부의 조치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짐 컬리넌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나 재판 기록을 볼 때 그런 과격하고 극단적인 정부의 시정조치를 정당화할 근거가 전혀 없다”면서 “MS는 물론 소비자, 업계 전반에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S는 정치권 로비와 함께 법원의 조치에 항소키로하는 등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미 정부는 28일까지 반독점법 위반을 판결한 미 연방 지방법원의 토머스 펜필드 잭슨 판사에게 시정조치안을 제출해야 하며, MS는 내달 10일까지 이에 대한 회사측 입장을 정리한 답변서를 내야 한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MS가 반독점 소송 등 외부 요인 외에도 사업자체의 문제점으로 향후 전망이 밝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MS가 개인용 컴퓨터의 운영체제인 윈도에 주력, 핸드폰, 팜탑 컴퓨터, 쌍방향 텔레비전 등 차세대 통신수단에 주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 삭스의 분석가인 릭 셔런드는 “MS가 무선이동통신 등 차세대 기술에 주안점을 두지 못해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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