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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회담 이모저모 / 속터논 100분 모두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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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회담 이모저모 / 속터논 100분 모두 "만족"

입력
2000.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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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김대통령 집무실인 본관 2층 백악실에서 5분여 동안 환담한 후 배석자들과 보도진을 물리친 채 오찬을 겸한 단독회담에 들어갔다.○…회담 전 환담에서 김대통령은 “그동안 선거 치르느라 고생했다”며 인사를 건넸고 이총재는 “혼났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대통령이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라고 날씨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추웠으면 고생했을 텐데…… 라고 날씨 얘기로 화제를 돌리자 이총재는 “다행이었다”면서 “평택엔가를 갔는데 어찌나 춥던지 혼났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이 “건강해 보이셔서 좋다”고 덕담을 하자 이총재는 “이제 겨우 피로가 좀 회복됐다”고 답했고 김대통령이 “비가 좀 와서 해갈이 돼 다행”이라고 말하자 이총재는 “산불이 날 때 와서 단비였다”고 말을 받았다.

산불 얘기가 나오자 김대통령은 “산불이 나면 회복되는 데 50년이 걸린다고 하더라”면서 “벌레까지 다 죽어버린다”고 걱정했다.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오전11시59분께 백악실 입구에서 한광옥(韓光玉)청와대비서실장의 안내로 회담장에 들어선 이총재 일행을 맞아 인사를 교환했다.

○…이날 오찬은 새우겨자채, 우럭찜, 가상해삼, 쇠고기 상추요리, 면 등 중국식 코스요리와 포도주를 곁들여 진행됐다.

회담이 끝난 후 김대통령과 이총재는 양측 대변인을 불러 11개항의 공동발표문을 전달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공동발표문에 서명하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이총재와 함께 회담 소감을 밝힌 후 이총재와 작별하고 박준영(朴晙瑩)공보수석에게 20분간 회담내용을 구술했다.

회담 분위기와 관련, 박대변인은 “김대통령은 주로 듣는 편이었으며 이총재가 지역주의 문제, 인사청문회 필요성, 여야의 동반자적 관계, 인위적 정계개편 등에 관한 의견을 개진했고 김대통령은 이를 일일이 메모했다”면서 “두 분간에 이견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날 회담에서는 재벌개혁이나 원 구성 문제 등 미묘한 현안에 대한 의견교환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수석은 그러나 “인위적 정계개편을 하지 않기로 한 것에 친여 무소속당선자의 영입문제도 포함되느냐”는 기자의 질문 등 민감한 사안에는 “발표한 내용 그대로 해석해 달라”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박수석은 브리핑 중 몇 차례나 “여야가 협력해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에 기여키로 했다”며 ‘상생(相生)’의 의미를 강조, 영수회담에 대한 김대통령의 기대를 은연중 드러냈다.

그는 브리핑 첫머리에서도 “김대통령과 이총재는 매우 좋은 분위기에서 진지하고 호의적으로 정치가 국민에게 봉사하는 정치가 돼야 한다는 얘기를 나누었고 수차례나 서로 협력해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수석은 “11개 합의문을 마련하는 데도 진통 같은 것은 없었다”며 “30-40분간 두 분이 식사하며 간헐적으로 얘기를 나누다 1시간 이상 진지하게 논의했는데 이총재도 하고 싶은 말씀을 다한 것 같았고 김대통령도 충분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김대통령께서 회담결과에 아주 만족했으며, 특히 (이총재와) 진지하고 생산적 정치를 약속하면서 끝낸 데에 만족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국기자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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