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4승. ‘스포츠 천국’이라 불리는 로스앤젤레스가 12년 무관(無冠)의 설움을 씻어내는데 필요한 레이커스의 남은 플레이오프 승수다.24일 NBA 플레이오프 1회전서 레이커스가 새크라멘토 킹스를 일축하고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자 LA가 흥분하고 있다. 1988년 레이커스의 NBA 챔피언 등극에 이어 다저스가 프로야구 월드시리즈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누르고 정상에 오른지 1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LA는 미국내 주요 프로 스포츠서 한 차례도 정상에 오르지 못해 스포츠메카의 명성이 크게 퇴색했다.
90년대 LA의 스포츠역사는 오점 투성이였다. 91년 당시 최고 스타였던 레이커스의 매직 존슨이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 감염사실을 털어놨고 96년에는 프로축구 메이저리그 결승서 2-0으로 리드하던 갤럭시가 18분을 넘기지 못하고 D.C. 유나이티드에 동점을 허용한뒤 연장서 분패했다. 프로풋볼(NFL)서는 레이더스와 램스 두 팀이 각각 오클랜드, 세인트루이스로 프랜차이즈를 옮기면서 NFL팀이 하나도 없는 지경이다. 더구나 라이벌인 동부의 뉴욕이 야구팀 양키스를 앞세워 90년대 스포츠 중흥기를 이루면서 LA의 체면은 땅에 떨어졌다.
올 시즌 레이커스는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다. 5년전 데려온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가 지난해 영입한 필 잭슨 감독의 지도 아래 절정기를 맞으며 최강팀이 됐다. 레이커스는 5전3선승제로 벌어지는 새크라멘토와의 1회전을 통과하면 2회전서 지난해 챔피언 샌안토니오 스퍼스, 서부콘퍼런스 결승서는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최종 챔피언전서는 마이애미 히트 또는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각각 7전4선승제로 격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천년 첫 챔피언의 영광과 함께 레이커스가 LA의 자존심을 되찾을 것인가.
/장래준기자ra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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