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혁명/빌헬름 라이히 지음/윤수종 옮김·새길 발행오스트리아의 정신분석가,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1887-1957). 1920년대 중반까지 프로이트로부터 직접 교육받으며 정신분석의로 활동하다가 이후 정신분석을 맑스주의와 결합시켜 ‘프로이트 맑스주의’라는 새로운 지적 흐름을 형성시킨 사상가이다.
이 책은 그의 사후에 간행된 ‘Die sexuelle Revolution’(1966)을 번역한 것으로, 1부는 그가 1936년에 쓴 대표적 저서 ‘문화 투쟁에서의 성(Die Sexualitat im kulturkampf)’을 담고있다.
1930년대 당시 그는 맑스주의자나 정신분석가들에겐 ‘추잡한 인간’이었다. 대담하게도 신경증 환자의 치료는 결국엔 생식기적 만족과 오르가즘 능력의 회복에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무의식을 의식화해 성충동을 승화시키거나 거부해서 신경증을 치료한다는 프로이트 이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론이었다.
철저한 임상경험을 통해 도덕적 규제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생물학적 성에너지에 관한 과학적 접근과 함께 그는 도덕적 규제를 강제하는 사회적 이데올로기를 파헤치는 작업으로 나아갔다.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성정치 운동 속에서 그는 도덕적 규제보다 성에너지의 자기조절적 원리를 믿었다. 이것은 현대 좌파가 주창하는 ‘주체의 자치 원리’와 맥락이 닿는 부분이었고, 1960년대 새로운 좌파들에 의해 복권된 이유이기도 했다.
/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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