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여야 영수회담에서 천명된 ‘대화와 협력의 정치’ 기조가 16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를 풀어가는 과정은 영수회담의 성과가 실제로 생산적인 정치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무대다.그러나 16대 전반기의 국회 운영을 좌우할 이 문제를 놓고 여야는 이미 첨예한 이해관계의 대립을 노출시키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그 결과를 속단키 어렵다. 이날 민주당 박상천 총무와 한나라당 이부영 총무가 원 구성 협상을 위해 처음으로 대면한 자리에서도 각자의 기존 입장만을 재확인하는 탐색전에 그쳤을 뿐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걸림돌은 국회의장을 누가 맡느냐다. 이 첫 단추가 풀리면 상임위원장 및 특위위원장 배분 문제나 각 상임위 정수조정 문제 등은 서로 주고받기식으로 예상외로 쉽게 가닥이 잡힐 수도 있다.
그러나 기존대로 국회의장은 당연히 여당몫이라는 민주당의 입장과 원내 다수당이 의장을 차지해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 원 구성 협상은 장기화의 길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6월5일 자동소집토록 돼 있는 제212회 임시국회의 공전은 물론이고 6월12일부터 시작되는 남북정상회담 전 원 구성 문제가 매듭지어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현재로선 여야가 모두 상대방의 양보를 전제로 한 전략을 최우선 순위에 올려 놓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여야가 모두 후보를 내 표대결을 벌이거나 자민련에 의장자리를 할애함으로써 ‘캐스팅보트’ 역할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으나 모두 가능성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자민련의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의석수 기준을 현재의 20석에서 15석으로 낮출 것이냐의 여부도 원 구성 협상의 한 변수가 되고 있다.
상임위원장 배분에 대해 민주당은 국정수행에 필수적인 운영 법사 정무 재경 국방 정보 문화관광 통외통위 등의 상임위원장은 야당에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나 야당은 ‘어림없는 소리’라는 반응이다.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자민련에 상임위원장 자리를 줘야 할지 여부도 협상의 한 포인트가 된다.
/고태성기자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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