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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사이트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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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사이트 '철퇴'

입력
2000.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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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인 인터넷 음란사이트가 모조리 철퇴를 맞았다.국내 음란사이트들은 대부분 이름을 숨긴채 외국의 등록서버를 이용, 운영하는 방식이어서 추적에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이번에 사이트 개설·운영자들이 대거 검찰에 검거됨으로써 사이트 폐쇄조치가 이루어졌다.

특히 이들 변태적인 내용의 음란사이트 운영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명문대 출신이거나 컴퓨터전공 대학생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정진섭·鄭陳燮 부장검사)는 23일 외국의 웹호스팅업체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이용, 인터넷사이트를 개설한 뒤 음란물을 대량으로 유통시킨 이병희(20·지방 Y대 컴퓨터공학과 휴학)씨 등 4명을 전기통신기본법위반혐의로 구속하고 주모(22·무직)씨 등 2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또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외국으로 달아난 명문 S대 졸업생 홍모(30·무직)씨 등 2명을 수배했다.

검찰은 이들이 개설한 음란사이트 7개중 ‘울트라엑스’ ‘여고색담’‘K 걸즈’등 5개를 폐쇄하고 나머지도 홍씨 등을 검거하는 대로 폐쇄키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미국, 캐나다 등에 등록된 서버를 이용,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한 뒤 몰래카메라로 찍은 음란사진, 노골적인 성행위 장면이 담긴 동영상, 근친상간·가학적 내용의 음란소설(야설) 등을 국내에서 올려 대량 유포한 혐의다.

검찰은 “이번에 적발된 음란사이트들은 접속횟수가 총 2,200만회에 달하는 등 국내 대표적인 음란사이트가 모두 망라됐다”면서 “이중 한 사이트는 하루평균 4만5,000∼4만8,000명이 접속, 아시아 전체의 음란사이트 순위 4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 구속된 이씨는 입학시 과수석을 차지할 만큼 컴퓨터 전문가로 자신이 개설한 사이트에 수백개의 외국 음란사이트를 연결시키는 배너광고를 게재, 이용자들이 광고(2회)를 클릭하면 3∼5센트씩의 수수료를 받는 수법으로 1년동안 4,7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 음란사이트 대부분은 속칭 ‘몰카’라는 제목으로 음란 동영상을 게재, 당사자들에게 정신적으로 심한 고통을 주고 청소년들의 정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자체 개발한 추적기법을 적극 활용해 음란사이트 운영사범들을 철저히 추적, 전원 엄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검찰의 이번 개가는 직장인 A씨의 신고로 가능했다.

결혼한 직장인인 A씨는 최근 인터넷을 검색하다 우연히 한 음란사이트에서 남녀관계 동영상을 다운받았다가 충격을 받았다. 5-6년전 자신과 전 애인의 성행위 장면이 몰래카메라로 찍혀 있었던 것.

다른 한글 음란사이트를 검색해본 결과 모두 4곳에 같은 동영상이 게재된 것을 확인한 A씨는 문제의 사이트 개설자들을 찾아내 삭제를 호소했으나 냉담한 대답만 들었다. 나름대로 삭제방법을 강구했으나 서버등록이 모두 외국에 돼 있어 전혀 속수무책이었다.

A씨는 이 사실이 아내나 친구들에게 드러날까봐 불면증, 협심증 등에 시달리며 전전긍긍하다 지난 7일 검찰에 사이트 개설자의 신상을 제공하고 정식 수사를 요청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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