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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가 온다" 車산업 격변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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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가 온다" 車산업 격변예고

입력
2000.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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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의 삼성차 인수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지각변동이 가속화하게 됐다. 아직 국내 채권단의 수용절차와 공식발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1년 넘게 표류해온 삼성차 처리가 해외매각을 통한 ‘회생’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부산지역 경제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산 민심’과 정치논리에 치중한 헐값매각 논란과 삼성차의 하청기지화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외국 자동차사의 국내 상륙

르노의 삼성차 인수는 선진 해외메이커가 연구개발에서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직접 국내에서 맡는다는 점에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르노가 2003년까지 국내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수년내 내수시장의 상당부분 잠식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시장의 70%를 점유, 사실상 독점체제를 구축해온 현대차로서는 대우자동차마저 해외업체에 매각 될 경우 내수 시장에서 외국기업들과 힘겨운 ‘3파전’을 벌이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삼성은 삼성차의 새 법인에 19.9%의 지분을 갖게 되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판매인력이나 영업망 등 삼성의 시설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앞으로 상황이 바뀔 경우 자동차 사업을 재개할지 여부도 관심이다.

■르노의 전략

이미 일본 닛산을 인수한 르노는 삼성차 인수로 아시아 시장에 서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전망이다. 르노는 삼성차가 닛산의 기술제휴선인데다 중형 차종간 상호 보완이 가능하고, SM5등 제품 기술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삼성차를 인수한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르노의 연산능력은 460만대(르노 230만대, 닛산 230만대) 규모로 99년 기준으로 세계 6위에 랭크돼 있다. 현재 삼성차의 생산능력은 연간 24만대에 불과하지만 르노의 ‘야심’대로 2005년까지 40만대로 늘린다면 단숨에 세계 3위(연산 500만대)로 덩치를 키우게 된다. 또 삼성차가 아시아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중국시장 입성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경제 활성화

2005년까지 연간 4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면 총 19조1,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하며 같은 기간 협력업체 생산유발효과도 약 6조3,000억원에 달한다. 고용창출 효과도 커 삼성차만 종업원이 현 4,000명에서 2만명으로, 협력업체도 3만명에서 15만명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르노가 선진기술 이전을 봉쇄하고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을 단순한 하청기지화할 경우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게 아니다.

■치열해질 대우차 인수전

르노의 삼성차 인수로 대우자동차 국제경쟁입찰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으로 국내 유일의 자동차업체로 남게 될 현대는 시장방어 차원에서 대우차 인수에 적극 나서며 GM과 포드 피아트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해외원매자 그룹도 인수에 보다 적극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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