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정(李在禎)정책위의장이 21일 돌연한 설화(舌禍)로 취임 98일만에 낙마했다. 이의장은 20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미전향 장기수의 북송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가 파문이 커지자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이의장은 “상호주의에 따라 북한에 억류중인 국군포로 등과 남측의 미전향 장기수 교환을 정상회담에서 논의하면 좋겠다는 사견을 밝힌 것이 와전됐다”고 해명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김옥두(金玉斗)총장은 이날 아침 회의에서의 이의장 사의표명을 전하며 “정부 주도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데 당에서 혼선을 일으키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속전속결로 오후 2시께 이의장의 후임자로 이해찬(李海瓚)의원이 결정됐고, 김총장은 “대통령께서 이의장의 사표 수리에 아무런 말씀이 없었다”며 무거웠던 청와대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의장은 친여 재야세력인 국민정치연구회를 이끌며 민주당 창당에 큰 힘을 보태 초대 정책위의장에 임명됐고, 16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했다.
그러나 선거기간엔 김원길(金元吉)선대위 정책위원장이 정책파트를 주도, 이의장에겐 공백기였다. 총선후 정책위 조직개편과 공약실천 정책 등을 준비하며 의욕을 보여왔다. 당내 재야그룹에선 “이의장이 뜻을 펼 기회도 없이 물러나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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