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전선대위원장이 조용하다. 홍전위원장은 선대위 해체 후 곧바로 당사 6층의 선대위원장 사무실의 짐을 의원회관 424호로 옮겼다. 주요 당직자가 아닌 만큼 당내 각종 회의에도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마치 ‘이제는 뒤로 물러날 때’임을 스스로에게 확인시키고 있는 듯 하다.홍전위원장은 20일 부총재 경선에 대해 “별 뜻이 없다”고 잘랐다. 그렇지만 속마음은 그리 홀가분한 것 같지 않다. 마냥 ‘조용히’ 지내고 있다가는 슬그머니 용도폐기될 수도 있는 탓이다.
측근 보좌진은 “부총재 경선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다”고 말한다. 홍전위원장 자신도 “어제 그저께 당에 들어왔는데 내가 뭘…”이라면서도 “당분간 좀 더 지켜보자”며 여운을 남겼다.
문제는 경선에 나설 경우 세(勢)를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 어차피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 처지다.
한 측근은 “홍사덕 카드가 소진된 게 아니다. 대선에서 이총재를 떠받칠 수 있는 충전량이 남아 있다”며 은근히 이총재의 지원을 기대했다.
/최성욱기자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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