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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간 '만년 모던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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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간 '만년 모던보이'

입력
2000.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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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수 개성상회회장 별세건강전도사로, 사교계의 소문난 멋쟁이로 숱한 일화를 남긴 ‘만년 모던보이’ 한창수(韓昌洙) ㈜개성상회 회장이 20일 오전 5시 숙환으로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2세.

1918년 경기 개성 출신인 한씨는 1930년 서울 중구 을지로4가에 선친(한광석·韓光錫)이 연 가게를 52년 이어받아 전국 제일의 인삼상회로 키워냈다.

전쟁 통에 고향의 수십만평 인삼밭을 고스란히 잃었지만 경기 강화도에서 인삼재배를 재개, 개성상회를 다시 최고로 되살려냈다. 2-3대를 잇는 오랜 단골들만 1,000명이 넘는 개성상회는 50년대 이후 사교계의 중심지가 됐고 한씨가 대접한 ‘개성식 개장국’은 명사들의 기호식이 되다시피 했다.

한씨는 68년 장남에게 사업을 맡긴 후에는 ‘건강전도사’와 ‘사교계의 멋쟁이’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남산체육클럽 창립멤버로 50세가 넘어 시작한 기계체조는 선수의 경지에 도달했고, 40kg짜리 역기들기 500회, 팔굽혀펴기 200회 등 각종 운동을 40분간 쉬지않고 2,000여회나 해내는 그의 운동법은 화제가 됐다.

또 300여개의 보타이, 600여벌의 양복, 100여개의 모자가 보여주듯 장안 제일의 멋쟁이로도 일세를 풍미했다.

유족은 상화(相和·57·㈜개성상회 대표), 상인(相仁·52·여·프랑스 파리대 언어학교수), 상룡(相龍·49·㈜송도 대표), 상준(相駿·47·재미 사업), 상호(相虎·40·개인사업)씨 등 4남1녀. 발인 23일 오전 9시. 장지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 192의2 벽제농장 선영. (02)760-2022

/안준현기자dr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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