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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세상' 두려운 '장애인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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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세상' 두려운 '장애인의 섬'

입력
2000.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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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시 하안 13단지20일은 장애인의 날. 그러나 늘 마음의 상처를 입어온 경기 광명시 주공아파트 하안 13단지 ‘장애인들의 섬마을’ 주민들은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않는다. 주변 ‘부촌(富村)’주민들로부터 백안시되고 동심(童心)이 다치는 일은 여전히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영구임대 주택인 이 곳 13단지 3,292세대 약 1만1,100여명 주민 가운데 1,070여명이 장애인. 전체 주민 중 장애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로 전국의 장애인 비율 2.21% (105만3,468명)를 훨씬 뛰어넘는다. 장애인이 아닌 주민들도 대부분은 영세민이다.

이때문에 13단지 주민들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12, 7단지를 비롯한 ‘바깥 세상’에 대해 두려움과 괴리감을 갖고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들. 이들에게는 ‘13단지’라는 ‘왕따 꼬리표’가 항상 붙어다닌다. “친구들이 장애인이라고 놀려 학교에서 매일 외톨이로 지낸다”는 J(15)군은 “점심도 혼자 먹어야 해 학교에 흥미를 전혀 못느낀다”고 말했다.

하안 남초등학교의 한 교사는 “현장학습이나 수학여행 비용을 내지 못하는 가난한 집안 아이들이 많은 탓에 예산이 달리는 경우가 많다”며 “13단지 아이들을 다룰 때는 자연히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장애인 학부모들은 누가 뭐라 하기 전에 알아서 아이들을 단속한다. 소아마비 장애인 정모(34·여)씨는 “초등학생 아이가 12단지 친구 집에 가겠다고 해도 그쪽 부모가 어찌 생각할 지 몰라 말린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우리 동네 아이들이 ‘××’라고 불리는 것을 봤다”는 이모(42·여)씨는 “학원에도 못보내고 좋은 옷도 못입혀 13단지 아이들이 유독 눈에 띄게 된다”고 말했다.

하안 종합복지관 김호기(金虎起·44) 복지팀장은 “13단지 밖의 주민들이 13단지 사람들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며 “장애인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반항심이 많다는 등의 잘못된 선입관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광명시청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시는 하안 13단지에 자활·치료 사업비 등 1년에 4억4,000여만원을 투자하는 등 이 지역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열등감 등은 주변 주민들의 시선이 바뀌지 않는 한 어쩔 도리가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태훈기자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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