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들 사이에 걸핏하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습관이 일반화하면서 설사, 복통 등 건강이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학교마다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라면병’ 예방을 위해 아예 교내 컵라면 반입금지 조치를 내리는 학교들도 늘어나고 있다.서울 A중 2학년 김모(14)군의 경우 아침도 못먹고 허겁지겁 등교하는 날에는 도시락대신 컵라면 2개를 챙긴다. 1교시를 마친 뒤 구내식당의 온수를 이용, 아침식사 대용으로 한개를 먹고 점심시간에도 ‘맛없는’ 급식대신 나머지 한개를 끓여 먹는다. 방과 후에는 친구들과 학교부근 PC게임방에 가 게임을 하며 또 컵라면으로 간식 겸 저녁을 때운다.
김군은 “컵라면이 간편하고 맛있지만 너무 자주 먹어서 그런지 항상 속이 좋지않다”며 “친구들도 다들 컵라면을 입에 달고 살기때문에 복통, 설사로 자주 양호실이나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姜大熙·38)교수는 “컵라면은 고염분·고칼로리에 방부제도 섞여있어 지나치게 즐길 경우 몸에 해롭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송파구 B중학교는 컵라면을 구내매점의 ‘판금품목’으로 지정했으며 도봉구 C중학교와 강북구 D중학교는 식당의 온수공급을 중단, 컵라면의 조리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성장기 아이들의 균형있는 영양섭취를 위해 학교차원에서 라면 등 인스턴트식품을 규제하라는 지침을 학기초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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