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응암동 즉심재판소가 30년만에 문을 닫는다. 대법원의 즉심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그동안 이곳에서 맡아온 서울 종로·중·서대문·용산·성북·동대문구 지역의 즉심사건 관할이 다음달 1일부터 서초동 서울지법 본원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70년 2월 문을 연 이곳은 대자를 들고 장발과 미니스커트를 단속한 경찰에 적발된 젊은이들이, 80년대엔 시위학생들이 경찰서별로 길게 줄지어 재판 순서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던 곳.
요즘은 불출석 심판 대상 범죄가 늘어나면서 하루 20-30명이 즉심을 받지만 예전에는 노상방뇨, 무전취식, 만취자들까지 한데 어울려 매일 아침 시장 바닥을 방불케 했다.
한마디로 우리사회 장년층들의 애환이 서린 이곳은 내달부터 서대문·은평등기소 전용건물로 민원인들을 맞는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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