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16대 총선 당선자대회는 ‘승리의 기세를 몰아 2002년 집권에 성공하자’는 다짐이 잇달아 대선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여야 양당구도하의 야당으로서 현정권의 잘못된 것은 감시·견제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할 것”이라며 “원내 1당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수권정당, 책임정당으로 거듭나자”고 말했다.총선사령탑을 맡았던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은 “꽃이 활짝 핀 사과나무를 보는 듯 상쾌한 기분”이라며 승리의 기쁨을 털어 놓은 뒤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2002년 대선을 향해 뛰자”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총선 내내 주장해온 금권·관권 부정선거 시비에 대해서는 당내에 구성된 ‘4·13 부정선거 진상조사특위’를 통해 단호한 대처를 다짐했다.
이총재는 “이번 총선은 금권·관권이 동원된 혼탁선거로 우리는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을 치룬 셈”이라며 “당력을 총동원, 부정선거의 진상을 규명하고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도 받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병렬(崔秉烈)특위위원장도 “여야 영수회담에서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제시하고 대통령에게 공개질의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하지만 ‘영남텃밭’에 치중된 승리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청원(徐淸源)선대본부장은 “우리 당이 우위를 보여온 강원, 제주에서 부진한 것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고, 대전·충남권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김원웅(金元雄·대전 대덕)당선자도 “수도권과 충청권 등 비영남지역에서 민주당에 뒤진 데다 젊은 층의 지지확보에 실패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당지도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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