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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세이/농사 짓는 육순의 어머니 '아름다운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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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세이/농사 짓는 육순의 어머니 '아름다운 당신'

입력
2000.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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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방한한 일본의 노인정신의학 전문가 와다 히데키교수가 강조한 젊음의 비법은 사회의 어르신인 노인뿐 아니라 부모를 모시는 자식들에게도 던져주는 의미가 크다고 본다.“삶을 즐기십시오. 그게 바로 노인의 역할이에요”그가 건강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인에게 주문하는 것은 이처럼 단순했다.

그는 이어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시민들이 자기 역할을 다해야 하는데 노인의 역할은 맘껏 노는 것이며 그래야 젊은이들도 즐겁게 사는 노인들을 보면서 나이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짐으로써 정신건강과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범해 보이는 이같은 주장을 왜 일본의 교수가 내놓았을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실제 생활에서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주위를 둘러보면 자식은 나름대로 효도를 하는데도 부모는 섭섭해하고 불편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와다 교수는 이런 점을 다시 한번 생각케하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다. 효도를 한답시고 하면서도 자식 입장에서만 부모를 대했지, 부모의 속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부모가 정말로 하고자하는 것은 혹시 못하게 한 게 아닌지.

이런 생각을 하는데 문득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옆자리 직원이 떠올랐다. 예순 일곱인 그의 어머니는 가까운 복지관에서 노인들에게 글을 직접 가르친다. 그러면서 어떻게하면 효과적이고 재미있게 글을 가르칠 수 있을까, 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산다고 한다.

이러다보니 몸은 다소 피곤해도 마음만은 건강하고 여유가 있어보인다는 게 옆자리 직원의 이야기다. 무리하는 게 아닐까 걱정했던 자식들도 이제는 어머니께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낸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이 기회에 한가지 결심을 했다. 어머니가 나이가 들었어도 하고싶은 일은 하도록 도와드리기로 했다. 예순여섯인 어머니는 아직 농사를 짓고 있다. 사실 나는 어머니가 나이도 있고하니 농사일을 그만했으면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 크게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안에서 계속 하시라고 말하고 싶다. 무엇보다 당신께서 원하는데다 그것이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젊음을 유지하는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정경내 부산 동래구 낙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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