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상승·낙하 반복, 멀미약 안전벨트 준비‘폭락세 이전 장세가 롤러 코스터(roller-coaster)였다면 지금은 번지 점프(bungee jump) 다’.
미 나스닥 지수가 18일 전날에 이어 연거푸 지수상승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자 월가의 분석가들은 투자자들에게 멀미약과 함께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 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주 이틀간의 장세로 보아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수직 이·착륙식’등락장세가 당분간 예상된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나스닥 폭등은 14일 ‘피의 금요일’(Bloodbath Friday)의 충격을 완전히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17, 18일 이틀간 폭등에 따른 상승폭은 472.28포인트.
사상 최대 폭락한 14일의 355.61포인트보다 120포인트 가까이 올라간 수치다. 폭락장세에 뒤이은 기술적 반등치고는 “감당할 수 없는”수준의 급반전이라는 게 월가의 지적이다.
나스닥의 ‘휘발유성’ 장세는 올들어 최근 몇개월간 주가변동 추이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1971년 지수산정이 시작된 이후 최고치 경신 기록이 올들어 지난 4개월동안 16차례나 이뤄졌다.
역대 최대 상승폭 ‘베스트 10’중 9차례가 올해들어 새로 작성됐고, 최대 하락폭 ‘워스트 10’은 모조리 올해 기록됐다.
지난달 10일 최고치 기록대비 연초 상승률이 24%에 달했지만, 지난주 폭락장세 이후에는 오히려 25% 하락으로 급전직하했다. 다우지수도 올해들어서만 벌써 4차례의 최고 상승폭, 최대 하락폭은 5차례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번지 점프식 장세가 기업의 ‘체질(펀더멘틀)’을 고려치 않는 ‘감(感)’에 의한 투자때문에 벌어진다고 보고 있다.
한 분석가는 “시스코 시스템스의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가 이 회사의 수익보고서를 읽고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카지노와 같은 ‘정신적 투기몰이’(herd-mentality) 투자가 재발했다”고 개탄했다.
18일 장세는 일단 1·4분기 수익보고서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존슨&존슨, 코카콜라, IBM 등 우량업체가 장을 주도하면서 차차 첨단기술주, 인터넷 관련주, 생명공학주 등으로 상승세가 폭넓게 확산됐다.
또 전날 3월중 신규 주택건설 지수가 예상보다 낮다는 상무부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인플레 우려 심리가 상당부분 해소된 것도 한 몫을 했다.
월가에서는 첨단기술주에 대한 거품논쟁, 인플레 우려가 불식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급하게 찾아온 이같은 증시급등을 ‘단기적인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감으로 또 한차례 상당한 파장의 조정국면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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