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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민주당 前 선대위원장 본보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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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민주당 前 선대위원장 본보회견

입력
2000.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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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민주당 前선대위원장 본보회견_이번 총선이 주는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봅니까.

“개혁을 계속해야 하지만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 사회적인 합의를 기반으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_민주당이 올린 115석 결과에 만족하십니까.

“민주당 성향의 호남 무소속 4명을 합하면 지역구 100석의 예상치는 도달했습니다. 제3당과 무소속이 예상보다 힘을 쓰지 못해 한나라당이 많은 의석을 갖게 되었어요. 강력한 개혁을 희망하는 국민 여망에 부응하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_투표 3일전의 남북정상 회담 합의발표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까.

“발표당시에도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가늠하기 어려웠고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합의가 이뤄지는 순간에 국민에게 알려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_민주당이 충청권에서 대약진을 했는데요.

“자연스런 변화가 아닐까요. 지역주의는 봄이 되면 얼음이 녹듯 없어질 정치현상입니다. 영호남 지역감정도 결국 없어질 텐데 우선 약한 부분부터 없어진 것입니다.”

_이 전위원장의 고향 출마 자체가 지역감정 이용이라는 시각도 있는데요.

(웃으며)“그건 아니고…. 1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충청권에서 한 석이라도 보태려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_영남권에선 지역감정이 더 심화한 것 같습니다.

“봄이 오는 과정에서는 꽃샘 추위도 있고 눈도 오지 않습니까.”

_자민련과의 공조 복원이 관심사인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력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봅니다. 김대통령이나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함께 정권을 만들고 경제위기를 극복한 주역 아닙니까. 두 분이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결론을 내려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_민주당과 자민련의 합당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중요한 민의는 양당구도로 정국을 운영하라는 것입니다. 양당 구도는 나의 신념이기도 합니다. 다당제 정국 운영은 국정 운영의 속도를 내는 데 중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_안정의석 확보를 위해 야당 의원을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잠시 생각한 뒤)“ 총선을 통해 세력균형이 이뤄졌는데 당 대 당 대화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그외의 다른 방법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_9월 전당대회에서 경선에 나서시겠습니까. 생각을 많이 했을 텐데요.

“전혀 생각을 안했습니다(웃음). 지금은 원 구성이나 김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정국운영을 안정적으로 끌고가는 데 지혜와 힘을 집중할 상황이라고 봅니다. 그 이후에 당의 진로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전당대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초당원 제도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당원과 국민의 여론이 반영되는 전당대회가 이뤄져야 의미가 있습니다. 기초당원들이 주권을 가지고 당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겁니다.”

_전당대회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까.

“당헌이 어떻게 돼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9월 대회는 김대통령께서도 말씀하신 것이니 노력을 하다가 그 과정에서 시간이 필요하다면 연기를 논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_기초당원제를 확립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 아닌가요.

“전산시스템이 발전해 어렵지 않습니다. 중앙당과 지구당 전산망에 기초당원 인적사항을 입력시키고, 당원들은 일정액을 자동이체 등의 방법으로 당비를 내면 됩니다. 전자 투표 인터넷 투표도 가능합니다.”

_민주당의 후계구도는 언제쯤 가시화하는 게 좋을까요.

“대통령선거가 2002년 12월에 있지 않습니까. 2002년 봄부터 레이스를 시작해 7-8월께 결정되는 게 순리겠지요.”

_이 전위원장에겐 여전히 지난 대선 당시의 ‘경선불복’이미지가 있습니다.

“저는 여론의 명령에 복종했을 뿐 경선결과 자체를 부정해 본 적이 없어요. 경선결과에 승복해 내 자리로 돌아갔는데 (신한국당)후보가 된 분이 국민여론의 배척을 받지 않았습니까. 그때 새로운 상황에서 여론의 명령에 따라 새로운 선택을 한 것 입니다.”

_당내 동교동계와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노력해 가고 있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_공동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김대통령이 임기동안 여러 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등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명예롭게 퇴임토록 하는 것이지요.”

_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4년중임제 개헌을 얘기했습니다.

“이념적으로는 냉전 시대, 경제적으로는 개발 경제시대에 만들어진 현행 헌법을 현대화해야 합니다. 1987년 6·29직후 각 정파들의 이해관계에 얽매어 졸속으로 만들어진 권력구조도 문제입니다. 16대 국회가 열리면 바로 초정파적인 위원회를 만들어 이같은 사안들을 연구해야 합니다.”

_현행 5년 단임제는 우리 실정에 맞지 않다는 얘기입니까.

“국민이 정권을 선택하면 그 직후에 의회의 세력균형을 선택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를 같이 맞춰야 합니다.”

_이 전위원장이 결국 DJ에 의해 ‘팽(烹)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는데요.

(고개를 저으며) “그건 특정정당이나 정치인들이 떠드는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권력은 누가 누구에게 주고 받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권력은 시대의 변화와 국민의 마음이 만들어 내는 작품입니다.”

대담=이병규정치부장대우

정리=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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