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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간호사 "임수혁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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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간호사 "임수혁 구했다"

입력
2000.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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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사태였다. 그라운드에 쓰러질 때만 하더라도 경련 내지 발작정도로 여겼지 생명이 위중한 상태라고까지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들것에 실린 롯데 임수혁은 이때부터 호흡곤란과 맥박이 약해져 생명의 촌각을 다투고 있었다. 임수혁을 실은 앰뷸런스는 산소호흡기를 꽂고 LG지정병원인 남서울병원을 향해 송파대로 1차선을 달렸다.

LG구단 전속간호사인 백민재(33·노아의료재단)씨는 돌연 “강남병원”을 외쳤다. 앰뷸런스도 갑자기 1차선에서 잠실구장 인근 지방공사 강남병원으로 횡급히 우회전해 들어갔다. 잠실구장에서 강남병원까지는 약 1㎞.

하지만 강남구 대치동의 남서울병원까지는 적어도 2.5㎞나 되는 거리로 러시아워를 감안하면 최소한 5분정도의 시간이 더 걸린다. 이 찰나적 순간에 하얀 가운의 천사가 내린 냉정한 판단은 뇌사 가능성도 있었던 임수혁을 구했다.

앰뷸런스에서부터 산소호흡기를 대고 있었지만 스스로 호흡을 못하는 임수혁은 강남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맥박과 호흡이 멈춰진 상태. 불과 5분간이지만 임수혁은 이시간 호흡곤란으로 뇌가 손상, 뇌사상태로 빠져들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심폐소생 응급조치를 받고 다시 서울중앙병원으로 옮겨진 뒤 행해진 뇌단층촬영 결과 임수혁은 호흡곤란에도 불구하고 뇌에는 손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뇌사상태는 면했다.

임수혁으로서는 불행중 다행인 것이 바로 백간호사가 1989년 한림대 간호학과(구 춘천간호대)를 졸업한 후 6년동안 중환자실과 응급실에서만 근무한 베테랑이었다는 점이다.

백간호사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맥박과 호흡이 약해 제대로된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는 대학병원급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환자를 위해 더 많은 일을 못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임수혁은 19일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인공호흡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측은 “의식불명 상태가 오래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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