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 현대사를 돌아볼 일이 많다. 오늘은 4·19혁명 40돌이 되는 날이다. 5월에는 5·18 광주민주화항쟁 20주년이 되고, 6월에는 6·25 사변일 50돌이 기다리고 있다.넘기는 달력마다 고통과 영광으로 얼룩진 역사의 자취가 10년 단위로 숨가쁘게 나타난다. 이번 4·19 기념일에 즈음하여 ‘4·19길’ 명명식과 역사순례기행, 기념 거북이 마라톤대회, 공연, 학술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되었다. 행사는 풍성한 듯 하지만, 저변에 흐르는 열기는 어쩐지 뜨겁지가 않다.
■20년 전 ‘서울의 봄’이 찾아왔을 때 4·19정신은 힘차게 부활하는 듯 했다. 당시 문학평론가 백낙청은 ‘올해는 4·19 스무돌인데다가 4·19를 다시금 찬미하는 일이 거의 유행처럼 된 첫번째 4월’이라고 적고 있다.
‘4·19의 역사적 의의와 현재성’에서 그는 4·19가 어째서 완성된 혁명이 아니라, 아직도 미완의 혁명인가를 짚고 있다. 5·16 군사 쿠데타에 의해 부정된 4·19는 결국 그 ‘서울의 봄’이 끝나면서 신군부에 의해 거듭 부정되었다.
■4·19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열정이 응집되어 이룩한 쾌거다. 이효상의 시 ‘출발’은 당시 사제 간의 정경을 보여주고 있다.
■40년이 흐르는 동안 당시의 기성세대는 대부분 타계하고, 혁명의 주역들도 이번 4·13총선에서 모두 새로운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었다. 성공한 혁명은 체제를 바꾸지만, 미완의 혁명은 하나의 정신으로 역사 속에 내재한다.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4·19정신의 한 갈래는 이번 총선에서 모습과 역할을 선명하게 드러낸 시민연대 속에 살아 있다. 4·19혁명이 미완으로 남았듯이, 시민단체의 정치개혁 역시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박래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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