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굴욕의 500년이었다.’브라질의 토착원주민 200여 부족에게는 22일 예정된 ‘브라질 발견 500주년기념일’이 자신들의 잃어버린 역사와 권리를 되찾는 전기가 되고 있다.
브라질 원주민 조직 협회(CIPOB)는 “포르투갈 탐험가가 도착한 500년전부터 학살과 고통, 종족 멸망이 시작됐다”며 브라질 정부가 성대하게 준비하는 기념행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포르투갈 정부와 함께 500년전 포르투갈의 탐험가 페드루 알바레스 카브랄이 처음 도착했던 산타 쿠르스 카브라리아를 비롯한 전국에서 발견 500주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기획하고 있다.
구아나리족의 족장인 카키큐 베라 미림은 “백인들이 우리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며 백인 시각의 기념행사에 대해 성토했다. 그는 “우리 원주민들은 현재도 고통받고 있으며, 아무도 카브랄이 브라질에 도착한 후 그들이 우리의 조상을 학살한 것에 대해 기억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브라질 원주민은 현재 32만5,000명에 불과하다. 카브랄이 1500년 브라질에 도착했을 때 원주민의 인구가 500만명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수많은 원주민들이 유럽인들과의 충돌에서 희생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브라질의 1988년 헌법은 원주민들이 전통적으로 조상들이 살았던 땅을 소유할 권리가 있음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농장주들이 플랜스테이션을 만들기 위해 놓은 불이 원주민의 주거지역을 위협해가고 있다.
또 아마존지역에서 방해받지 않고 살던 야노마미족도 그들 땅이 금광지임이 알려지자 더 이상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많은 원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도시로 떠나는 바람에 부족원 대부분이 노약자들이다.
브라질은 포르투갈 해군 부함장이던 카브랄이 1500년 4월22일 도착하면서 유럽인들에게 처음 알려졌다.
브라질은 당초 포르투칼인의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값비싼 붉은 염료를 함유한 수종이 브라질에서 발견된 후 서구의 식민지쟁탈장이 됐다. 브라질이란 국명도 염료를 함유한 나무이름에서 유래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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