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편의를 고려한 시설물을 설치한 ‘더불어 사는 아파트’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비용문제와 일부의 비뚤어진 시선으로 확고히 자리잡지 못하는 실정이다.일신건영㈜이 남양주시에 건설하는 복지타운 조합아파트 850세대는 국내 최초의 장애인 우대 아파트다. 2002년 10월 입주예정이며 넓은 현관, 출입문턱 제거, 각동출입문 자동문설치, 24인승 대형 엘리베이터, 핸드레일부착 등 곳곳에 장애인을 배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장애인에게는 분양가의 60∼70%를 정부 지원하에 연 3∼5%의 낮은 금리로 대출해 줄 예정.
일반 아파트에도 이런 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SK건설은 이미 1997년 자사에서 건설하는 아파트에 ‘유니버셜 디자인’을 도입,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설계를 하고 있다. 방문턱을 제거하는 것은 기본. 부엌에 좌식 싱크대를 설치해 몸이 불편한 사람도 앉아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했고 현관에는 손잡이를 부착, 신발을 신고 벗을 때 몸을 지탱할 수 있게 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벽산건설도 지난해 11월 입주한 경기 고양시 주교동 벽산아파트에 장애인을 고려해 동 출입구 경사로는 물론 엘리베이터에 점자버튼과 휠체어용 측면버튼을 달았다.
이런 경향은 지방자치단체가 아파트 사업승인 조건에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갖추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우선 비용의 문제. 각종 시설을 추가하자면 당연히 분양가가 높아져 업체로서는 달가울 게 없는 게 현실이다. 또한 아직까지 장애인에게 알게 모르게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도 큰 걸림돌. 업계 관계자는 “장애인용 시설을 갖추는 것이 부동산 가치를 하락시킨다고 생각하거나 웬지 꺼림칙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 드러내놓고 장애인을 위한 아파트를 짓겠다고 나서기 힘든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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