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한다. 그러나 앞으로 국가경쟁력을 더욱 높이려면 더욱 더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18일 '세계 국가경쟁력 연감 2000'을 통해 한국의 경쟁력이 국제 통화기금(IMF)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선언했으나 앞으로 극복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한국은 1999년 현재 국내총생산(GDP)4,069억달러, 세계 상품수출액 1,442억달러로 통계적으로는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이다. 그러나 한국의 1인당 GDP는 8,만3,321달러로 세계 29위 수준이다. 경제기반시설, 기업경영, 금융환경, 국제화수준, 기업신뢰도, 비싼 사무실 임대료, 기업주와 이사진의 무책임성 등 요소들도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세계 평균에 미달하는 수준이다. GDP와 세계교역규모가 양적 국가경쟁력이라면 IMD순위는 '질적' 국가경쟁력을 의미한다.
IMD는 한국의 주요 약점들을 모두 세계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해도 국가경쟁력은 2000년 28위에서 25위로 3단계 정도밖에 상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질적인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이 상당수라는 얘기다.
스위스 로잔 소재 경영자교육 전문대학원인 IMD는 1989년부터 세계 47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해왔다. 세계 각국에서 선발된 43명의 교수가 정부정책 경영 금융 교육 등 290개 항목을 평가해 순위를 매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활력 항목에서 IMF 직후인 98년 34위, 99년 43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19위로 올라섰다. 국제화수준은 97~99년 40~46위를 맴돌다 올해 30위로 뛰었다. 정부행정과 과학기술은 99년 각각 37위, 28위에서 올해 26위, 22위로 상승했다.
그러나 경제기반시설은 99년 30위에서 1단계 하락했다. 금융환경도 지난해 41위에서 7단계 상승했으나 여전히 하위권(34위)에 머물고 있다. 국가경쟁력 1위는 11년 연속 미국이 차지했고, 싱가포르 2위, 핀란드 3위, 일본 17위, 대만18위, 중국 29위의 순이었다.
IMD의 스테판 가렐리교수는 "한국은 민간 주도의 시장경제체제를 확립해나가고 기업경영과 정부행정에서 국제기준에 맞는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특히 노동시장 유연성이 보장되고 디지털네트워크경제에 도전하는 모험적 기업가 정신을 장려하는 환경이 시급히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규 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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