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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권·관권선거 공방

입력
2000.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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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7일 주요 당직자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저지른 금권·관권 선거에 대해선 민주주의 발전과 정치개혁을 위해 철저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정부·여당은 진솔한 사과와 관련자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지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재강조했다.회의에서 서청원(徐淸源)선대본부장은 “금권·관권·부정선거에 대해 15대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현 정권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고,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은 “이번주 중 당선자 대회를 하면서 부정선거 규탄대회를 동시에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또 이부영(李富榮)총무는 “산불과 구제역 문제를 따지기 위한 민생 관련 상임위를 열면서 금권·관권 선거와 관련해서도 행자위 등을 소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당지도부는 회의에서 부정선거 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의견을 모았다.

한나라당이 금권·관권 선거에 대한 공세를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여당의 항복 받아내기 보다는 검찰의 선거사범 수사에 대한 대응장치 마련과 영수회담의 전제조건 걸기가 더 큰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민주당은 17일 한나라당의 금권·관권 선거 주장을 ‘적반하장’이라고 일축한 뒤 “이번 선거는 역대 선거중 가장 공명정대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이와함께 한나라당이 부정선거 실태를 따지겠다며 요구한 국회 법사위·행정자치위 소집을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야당측의 대여(對與)공세에 차단막을 쳤다.

이인제(李仁濟)전선대위원장은 이날 “한나라당이 관권선거를 주장하는 것은 기가막힐 일”이라며 “나도 공무원에게 전화 한통 한 일이 없고 또 공무원들이 선거개입으로 고발당한 사례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전위원장은 또 “우리 당이 돈을 많이 썼으면 초경합 지역에서 줄줄이 떨어졌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돈을 많이 쓴 당은 오히려 한나라당”이라고 비난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도 간부회의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은 과거 자신들이 저질렀던 관권선거를 떠올리며 실체없는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면서 “특정지역에서는 되레 야당 자치단체장들에 의한 역관권 선거 사례가 심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측은 나아가 선거사범의 철저한 응징을 요구하면서 “이를 통해 부정선거의 주범이 드러날 것”이라고 역공했다. 정대변인은 “선거법 위반사례는 여야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법으로 다스려야 하며 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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