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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다시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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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다시 흔들린다

입력
2000.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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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급등…채권시장 금리 일제 오름세17일 지구촌 증시를 엄습한 ‘블랙먼데이’의 먹구름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당장 외국인 주식자금의 유출로 환율이 출렁대기 시작했고 실세금리도 일제히 오름세로 돌아서는 등 자금시장이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다.

■치솟는 환율

올들어 1·4분기에만 70억달러 주식투자자금이 들어와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원·달러 환율은 국내 증시가 폭락한 이날 서울 외환시장 개장 초반부터 급등세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이 앞다퉈 주식을 내다팔면서 달러 수요가 늘어나 달러값이 뛰었다.

외환딜러들은 “지난 주말부터 5,000억원 이상의 물량을 내놓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환율은 당분간 강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측했다.

환율상승, 즉 원화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수출경쟁력 회복이라는 측면에서는 반길 일이지만 문제는 속도. 주가 폭락에 대한 외국인들의 실망감이 일시에 확산될 경우 단기 투자수익을 노리고 앞다퉈 유입됐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걷잡을수 없는 상태로 치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2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다.

그러나 한국금융연구원 차백인(車白仁)국제금융팀장은 “미국 증시폭락으로 전세계 이머징마켓에 대한 보유비중을 다소 줄일 가능성은 있지만 우리나라 실물경제에 대한 신뢰가 남아있는 만큼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나친 비관론을 일축했다.

■금리도 들먹

증시 붕괴로 향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채권시장에서도 금리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통화당국이 인플레차단을 위해 통화긴축을 전격 단행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시장관계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하지만 자금시장은 외환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충격파가 적었다.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이 주말보다 0.02% 포인트 오른 연 10.02%에, 국고채 수익률도 0.04% 포인트 상승한 연 9.04%에 거래되는 등 오름세가 비교적 소폭에 그쳤다.

대신증권 이영일(李永日)채권팀장은 “시중유동성이 풍부한데다 통화당국이 강력한 금리안정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폭락의 충격을 상당부분 희석시켰다”고 말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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