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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이회창 '몸낮춘' 이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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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이회창 '몸낮춘' 이인제

입력
2000.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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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한나라당에 계파는 없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측근들이 틈만 나면, 특히 16대 총선 공천에 즈음해서 입버릇처럼 해 온 말이다. 당내 분란을 추스르기 위한 수사(修辭) 차원에 그쳤던 이 말이 16대 총선으로 현실화 했다.

초선의원 47명을 포함, 전체 당선자의 3분의2 가량이 이총재계로 분류된다. ‘공천 물갈이’로 껄끄러웠던 비주류 계파 보스도 고스란히 솎아냈다. 이총재로서는 ‘3김’못지 않는 당내 기반을 다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제2의 창당(創黨)’을 통해 ‘창당(昌黨)화’를 이뤘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까닭에 주류측은 느긋하다. 이총재 색깔 입히기를 서두르는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당이 한가지 색깔로 될까봐 오히려 조화에 더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인다. 5월 하순으로 잡혀있는 전당대회까지 현 체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큰 폭의 당직 개편은 공연히 분란 거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변인과 사무총장은 예외. 사의를 밝힌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의 후임은 서둘러 임명할 예정. 이총재 의중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핵심 측근이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무총장은 전당대회에서의 총재·부총재 경선 때문이다. 당권 도전을 시사한 비주류에게 빌미를 주지않도록 중립형 인사를 낙점할 것 같다.

전당 대회 이후 이총재가 새 진용을 짤 때는 영남 출신이 상당히 배려될 것으로 보인다. 영남권 석권이라는 총선 결과에 상응하는 제스처를 어떤 식으로든지 보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전선대위원장은 17일 자민련과의 공조복원 문제에 대해“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며 “자민련도 현실적으로 교섭단체가 구성되지 않으면 서 있을 수 없으므로 양당이 서로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9월 전당대회 경선출마여부에 대해선“원 구성후에 차차 생각해 볼 문제”라며 몸을 낮추었다.

_대통령이 자민련과의 관계복원을 강조했는데.

“우리쪽도 절실한 상황이고 자민련도 스스로 어떻게 해나갈지 당론을 모아야 할 것이다”

_양당 관계복원을 위해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를 만날 생각이 있는가.

“아직 만날 생각은 없고, 관계복원도 내가 나설 형편은 아니다”

_총선전 양당 합당을 강하게 주장했는데.

“내가 한 말을 듣지 않아 (자민련이) 이렇게 된 것 아닌가. 정치는 민심위에서 만들어 내는 것이고 변화의 물결을 타야한다”

_충청권의 선거결과를 어떻게 보는가.

“지역주의의 볼모에서 벗어났다. 비경쟁지대에서 경쟁지대로 바뀐 것이다”

_당무를 계속할 것인가.

“선대위가 해체 됐기 때문에 내역할은 당분간 없다고 생각한다. 5년만에 원내에 복귀하는 만큼 개원전까지 공부나 하겠다”

_9월 임시전당대회에서 경선에 나설 것인가.

“원구성이 잘된 뒤 당의 진로가 논의되지 않겠는가. 지금 전당대회를 이야기 할 형편이 아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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