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떨고 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지난 14일 ‘피의 금요일’이라 불릴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냉전이 사라진 후 세계를 놀래킬 수 있는 존재는 바로 이 두개의 지수다.이 지수들은 미국경제의 기초와 장래를 말해주는 기준인데, 지난 10년간 큰 흔들림없이 잘나가던 이 지수들이 지금 난조를 보이는 것이다. 자본이동의 장벽이 거의 허물어진 세계각국 경제는 뉴욕증시의 동태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뉴욕증시의 움직임은 두가지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지수 낙폭이 사상 최대라는 점이다. 다우지수 616포인트, 나스닥지수 355포인트의 낙폭으로 월가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가 폭락의 이유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금리인상 압력에 의한 투매현상이 증시를 휩쓴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장 월가의 공황(Panic)심리가 월요일 지구를 한바퀴 돌며 어떤 폭풍을 일으킬지 전세계 투자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투자자의 심리란 것이 남이 사면 사고 남이 팔면 파는 것인데, 세계가 시계를 따라 월가의 이런 심리를 전파하게 되니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결국 월요일 뉴욕증시가 수습될 것인지 또는 계속 추락할 것인지에 따라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코스닥 폭락세로 약세에 시달리던 우리나라 증시는 선거 직후인 14일 대폭락 기록에 이어 다시 월가의 악재로 불안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두번째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나스닥지수의 최근 동태이다. 나스닥은 컴퓨터 정보통신 생명공학 등 미국 신경제의 기관차역할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를 그대로 모방한 코스닥시장에 국민경제가 의존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나스닥시장은 지난달 5,000을 꼭지점으로 다시 급격히 추락해서 3,300선으로 밀렸다. 35% 정도나 떨어진 것이다. 미국 기술주의 거품현상이 빠지고 있는 증거라는 등 많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어떻든 분명한 한가지 사실은, 나스닥지수가 하향곡선으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주식시세는 경제의 선행지표라고 생각할 때 미국의 신경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본다.
월요일 뉴욕증시가 정확하게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미국 신경제가 10년의 대상승 추세에서 어떤 조정의 전환점에 서 있다는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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