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오르면 더 오를 것 같은 욕심에 내놓지 않다가 매수타이밍을 놓치고, 떨어지면 아까운 마음에 팔아치우지 못하다 손절매 시기를 지나치고 만다.인간의 심리는 ‘주가가 낮을 때 매수하고 비싸지면 매도한다’는 간단한 투자원리를 지켜내지 못하기 일쑤다. 특히 뚜렷한 주도주를 찾기 어렵고, 수급불균형이 여전히 고질적인 최근 증시에서 투자수익률을 올리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이렇듯 까다로운 주식시장에서 컴퓨터가 자동으로 매도·매수를 해주는 ‘시스템트레이딩(system trading)’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시스템 트레이딩이란 투자자가 일정한 매매조건을 컴퓨터에 입력한 뒤 자동으로 주식을 매매하는 방식. 투자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안해낸 장치로 지금까지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주료 이용해왔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각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시스템 트레이딩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신흥증권이 3일 시스템 트레이딩 전문지점을 열었고, 교보증권도 10일 시스템 트레이딩 프로그램인 ‘오토스탁’을 선보였다. 신영증권, 제일투자신탁증권 등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기계가 알아서 사주고 팔아주니 더 욕심내지 않아도 되고 덜 아까워해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매수·매도가격을 미리 설정해 놓기 때문에 주식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시스템 트레이딩 이용방법 시스템 트레이딩은 자신이 원하는 종목의 주가가 매입가를 기준으로 일정폭 하락할 경우 매수하고, 상승하면 매도하는 게 원칙이다.
일단 시스템 트레이딩을 적용할 대상종목을 고르고 조건을 입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수량, 가격 등 일정한 매매조건을 미리 설정하면 조건이 만족될 때마다 매수·매도가 이뤄진다.
매수가격 매도가격을 정해 놓을 수도 있고, 매수가 대비 일정폭 상승하면 매도하도록 지정할 수도 있다. 매수가보다 일정치이상 하락하면 즉시 매도하는 손절매조건도 입력할 수 있다.
시스템트레이딩이 반드시 수익률을 높여준다는 통계는 없지만, 투자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이익을 실현할 가능성은 있다. 최근 시스템 트레이딩을 이용, 포항제철에 대한 모의투자를 실시한 교보증권은 지난해 7월부터 6개월동안 주가가 9.60% 하락했지만, 43.7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적합한 투자자와 투자조건은 자동적으로 매매가 체결되는 만큼 업무에 바쁜 직장인들에게 편리하다. 시스템 트레이딩을 이용하면 주식시세를 계속 볼 필요가 없이 수익률만 잠깐씩 확인하면 된다. 단기간 투자전략을 세우는 투자자들에게도 유리하다.
짧은 기간동안 매매를 통해 목표수익률을 수차례 달성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 목표수익을 정해놓았기 때문에 장기 상승국면에선 추가이익을 낼 수 없고, 매매가 잦아지면 수수료가 많이 나가는 탓에 장기 투자자에겐 적합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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