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 공천에서 칼자루를 휘둘렀던 여야 3당의 심사위원장이 모두 고배를 마셨다. 공천 신청자들에게는 생사여탈권을 쥔 심판장 이었지만 정작 유권자의 심판에서는 외면당했다.이는 각 당이 공천휴유증을 줄이기 위해 위원장을 선임할 때 당선가능성보다는 객관성을 담보해 줄 중립적 인물을 우선 고려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3명 모두 당내 중진이면서도 지역구에서는 힘겨운 싸움이 예상돼 선거지원용 감투를 준 측면도 없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장을병(張乙炳·강원 동해 삼척)공천심사위원장은 개표초반부터 재선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최연희(崔鉛熙)후보에 크게 뒤지다가 끝내 따라잡지 못했다. 삼척출신 장위원장의 패배는 동해와 삼척간 소지역주의도 작용했다.
5선의 한나라당 양정규(梁正圭·제주 북제주)위원장도 도의회 의장출신인 민주당 장정언(張正彦)후보에게 밀렸다. 양위원장은 개표초반 장후보와 몇차례 엎치락뒤치락 했으나 중반들어 손을들었다.
3선의 자민련 이택석(李澤錫·경기 고양 일산갑)위원장은 개표초기부터 일찌감치 민주당 정범구(鄭範九)후보에 밀려 당선권에서 멀어졌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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