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의 가장 큰 승리자는 충청도민입니다. 영·호남의 지역할거 구도가 고착돼 안타깝지만 우리가 먼저 희망을 일구었다는게 자랑스럽습니다.”14일 아침 총선 결과를 접한 충청도 주민들은 ‘자민련의 추락’에 놀라워하면서도 대부분 이를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충청지역 24개 선거구(대전 6, 충남 11, 충북 7)에서 자민련이 11곳, 민주당이 8곳, 한나라당이 4곳, 한국신당이 1곳을 차지하는 ‘황금분할’을 이뤄낸 까닭이다.
고교교사 박모(47·충남 천안시 백석동)씨는 “충청도가 핫바지가 아니라는 것은 바로 이렇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선거결과를 반겼다.
택시운전사 김기철(38·대전 중구 문화동)씨는 “승객 대부분이 선거 결과가 의외라고 말하면서도 특정정당의 싹쓸이 구태가 사라진 것은 바람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다들 놀랐지만 속상해 하는 사람보다는 환영하는 사람이 훨씬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역을 대변해줄 정당이 없어지면 충청도는 또다시 영호남에 치여 소외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했다.
한편 대전충남 총선시민연대는 이날 “낙선운동 성공률이 전국총선연대 가운데 가장 높은 85.7%를 기록했다”며 “영·호남의 지역정서가 여전해 아쉽지만 정치개혁을 지향하는 민의가 확인된 만큼 영·호남 시민단체와 손잡고 지역할거 구도의 종식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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