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닷컴업체에 조종(弔鍾)이 울렸는가.’ 미 나스닥시장의 계속되는 폭락장세로 인터넷 업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온라인’ 소매업을 해온 소형 닷컴업체들이 내년말이면 대부분 도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미 인터넷 컨설팅 업체인 포레스터 리서치는 최근 ‘닷컴 소매업체의 사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취약한 재정과 극심한 경쟁구조, 자본 이탈 등으로 닷컴 소매업체의 ‘줄도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업계에서는 닷컴 소매업체의 도태과정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영업하고 있는 3만여업체 중 2만5,000여개가 도산할 것이란 분석이다.
포레스터의 수석분석가 조 소여는 “온라인 소매의 허니문은 끝났다”며 “현재 일부 업체가 직면하고 있는 경영난은 더욱 확산돼 닷컴업계의 재편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레스터는 소형 닷컴업체의 도산·재편이 3단계 과정을 거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인터넷 초기 책, 소프트웨어, 꽃 등을 판매해 선점효과를 거둔 소형업체들이 이제는 성장둔화 상태에 돌입, 올 가을 가장 먼저 정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으로 애완용품, 장난감, 가전제품 등 차별성없는 제품을 박리로 버텨온 업체들이 올 연말 크리스마스 쇼핑시즌 이전에 붕괴되고, 마지막으로 의류, 가구 등 인지도 높은 패션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이 2002년 이전에 도산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고했다.
포레스터측은 닷컴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영업 비용을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중심의 판매구조, 사내 고객유지관리 기능 등 탄탄한 내부조직을 갖추는 것이 선결조건으로 제시됐다.
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매장)을 병행하는 이른바 ‘클릭-앤-모터’(Click-and-Mortar) 업체들은 우월한 자본력과 영업 노하우, 제품 다양성, 제조업체와의 유대감 등을 앞세워 시장지배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미 텍사스 대학이 최근 발표한 미국 인터넷 경제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 관련 매출액은 5,070억달러로, 전년도의 3,014억달러에 비해 68.2% 늘어났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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