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마감 직후 발표된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예상 외의 부진을 보이자 당혹감에 휩싸였던 한나라당은 곧바로 진행된 개표에서 서서히 민주당을 앞서나가자 안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이회창(李會昌)총재 등 당직자 30여명은 이날 오후6시께 당사 10층 선거상황실에서 각 방송의 출구조사 결과 수도권 참패 등으로 드러나자 “아직은 지켜봐야지”하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개표과정에서 민주당과 박빙의 시소게임을 거듭한 끝에 상황이 반전되자 “그러면 그렇지”라고 환호를 연발하며 여유를 되찾았다. 한 당직자는 “지옥과 천국을 오간 느낌”이라며 반색했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다소 실망한 표정으로 자택으로 귀가했던 이총재는 이날 밤11시께 당사 상황실에 들러 밝은 표정으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선전했다”며 “국민이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강조했다.
당초 “출구조사 결과는 왕왕 실수를 하는 법”이라고 자신감을 보이며 줄곧 상황실을 지켰던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도 “당 자체조사대로 나왔다”면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박창달(朴昌達)상황실장은 선전이 계속되자 활짝 웃는 표정으로 주변 당직자들과 농담을 주고받는 여유를 보이면서 “당초 우려했던 남북정상회담 깜짝쇼와 여당의 막판 금품살포가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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