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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자민련 텃밭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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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자민련 텃밭 붕괴

입력
2000.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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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은 ‘여권공조 파기’를 선언한 뒤 16대 총선에 임했으나 결국 참패했다. 출구조사 결과 자민련의 지역구 1위는 12곳 가량에 그쳤다. 전국구 의석을 더하더라도 원내교섭단체 구성마저 위협을 받게됐다. 자민련이 15대 총선때 지역구 41석, 전국구 9석을 얻었던 것과 비교하면 당세가 크게 약해진 것이다.자민련은 ‘공동정부’ 참여 이후 당의 노선을 분명히 하지 못한 점을 최대 패인으로 꼽고 있다. 민주당과 함께 공동정부를 구성했으나 내각제를 유보한 뒤 공조를 파기하는 등 ‘갈지자 걸음’을 한 것이 보수층과 충청권 유권자들을 실망시켰다는 것. 또 민주당이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을 앞세워 황산벌 공략에 나섰으나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이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다.

이와함께 후보들의 납세· 병역· 전과 공개 및 남북정상회담 발표 등으로 ‘지역정서’를 부추길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든 것도 자민련 고전의 요인이다.

이로써 자민련은 민주당과 한나라당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고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는 당초의 기대를 실현하기 어렵게 됐다. 자민련은 일단 여당이나 제 1야당과 사안별로 공조하면서 활로를 모색할 것 같다. 결국에는 여권 공조관계를 복원하든지 ‘야권 연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지만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예단할 수 없다.

극단적인 경우 자민련이 해체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비관론도 있다. 이번 총선에서 김종필명예총재, 이한동(李漢東)총재는 각각 충청권과 수도권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함으로써 총선패배 책임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본격화할 수도 있다.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은 JP가 ‘정치적 2선 후퇴’등의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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