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 확정…부정사례 속속 드러나선거 부정으로 야권과 국제사회의 격렬한 비난을 산 페루 대선에서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이 당선권인 50% 득표에 미달한 것으로 12일 최종집계돼 결선투표가 치러지게 됐다.
페루 선관위는 개표가 97.68% 완료된 이날 밤 현재 후지모리의 득표율이 49.84%에 그쳐 남은 개표 결과에 관계없이 50% 득표에 실패했다면서 결선투표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야당의 알레한드로 톨레도 후보는 40.31%를 득표했다. 1차 투표에서 1, 2위를 기록한 후지모리 대통령과 톨레도 후보가 겨루는 결선투표는 5월 말이나 6월초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앞서 톨레도 후보는 믿을만한 소식통으로부터 자신의 ‘페루의 가능성’당이 이번 투표에서 56.8%를 득표했다는 사실을 들었다면서 실질적으로 자신이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선관위 발표 직후 톨레도 지지자들은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축하 시위를 벌였다.
페루 정부가 결선투표를 하지 않을 경우 선거결과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면서 제재 가능성까지 시사한 미국 정부는 “선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단계가 이뤄졌다 ”면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치분석가들은 후지모리 대통령측이 3선 연임을 위해 자행한 부정선거 사례가 끊임없이 폭로돼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되며 후지모리의 권력기반이 급속도로 약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페루출신 정치학자인 미국 델라웨어대학의 훌리오 카리온 교수는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선거부정 사례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후지모리 대통령의 이미지는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상태”라면서 “후지모리는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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